강기윤 '투기 의혹' 압수수색.. 고위직 수사 박차

특수본, 前 행복청장 소환 조사
'농지법 위반' 기성용 투기 부인
"무지서 비롯된 잘못, 처벌 받겠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 중심의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차관급) A씨를 소환 조사하고 현직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압수수색하는 등 전현직 고위 인사의 투기 연루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특수본에 따르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고위직 인사 중 처음으로 전 행복청장 A씨를 불러 조사했다. 행복청장은 세종시 신도시 건설 최고 책임자다. 특수본은 A씨가 퇴임 전후로 아내와 본인 명의로 사들인 토지가 개발 정보를 알고 투기한 것인지 수사 중이다. A씨는 행복청장 재임 시절인 2017년 4월 말 세종시 연기면 눌왕리에 아내 명의로 토지 2필지(2455㎡)를 사들였다. 2017년 1월 당시 ㎡당 10만7000원이었던 공시지가는 3년 만에 15만4000원으로 43%가량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퇴임 이후인 2017년 11월 말에는 세종시 연서면 봉암리의 한 토지 622㎡와 함께 부지 내 지어진 경량 철골 구조물을 매입했다. 인근 와촌·부동리 일원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될 예정이라 주변부 개발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경남경찰청은 전날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과거 대표이사를 지낸 제조업체와 강 의원 부인과 아들이 최대 주주인 부품회사를 압수수색했다. 강 의원 부인과 아들이 최대 주주인 부품회사는 2018년 경남 진해항 제2부두 터 2만4000여평을 감정액의 절반 수준인 270억원에 샀다. 이후 2019년과 2020년에 일부를 매도해 약 3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의혹을 받고 있다. 강 의원은 특수본의 수사 대상인 국회의원 5명 중 1명으로, 특수본의 강제수사를 받은 첫 현역 의원이다. 경남경찰청은 “특정 기업의 부동산 관련 부정대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와 지역센터 2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SH공사 직원들이 분양권을 거래하는 업자들에게 정보를 주고 뇌물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 연합뉴스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프로축구 FC서울 기성용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한 명백한 제 잘못이다. 수사에도 진실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면서도 투기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아버지가 기성용 이름으로 축구센터를 짓기 위해 매입한 것일 뿐 투기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기성용 부자의 광주 서구 토지 매입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권구성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