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육부 감사 무더기 적발 대학들, 자체감사선 '이상 없음'

[EBS 저녁뉴스]

오늘은 EBS 단독보도로 시작합니다. 

최근 교육부 감사에서 무더기로 부정행위들이 적발된 사립대학들이 정작 내부감사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실상 '셀프감사'로 이뤄지고 있는 현재 내부감사 제도가 유명무실하단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송성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교육부 감사로 일부 교수가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로 6천여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고려대.

교육부는 이밖에 교수가 자녀에게 시험 답안지도 없이 A학점을 준 사실 등 모두 38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하지만 고려대가 최근 3년 동안 자체적으로 수행한 내부감사에선 단 한건도 지적사항이 없었습니다.

약 555억원의 의약품을 수의계약한 사실이 적발된 건양대 역시 자체 감사에서는 아무런 지적사항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까지 최근 1년간 교육부가 감사 결과를 공개한 16개 대학 가운데 11개 대학이 자체 감사에선 단 한건의 적발 사항도 지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체감사에서 지적사항이 나온 대학들도 대부분, 외부 회계감사에서 문제가 적발된 경우들로, 학교법인 임원인 감사가 수행하는 내부감사에서 지적사항이 나온 학교는 16곳 가운데 단 두곳에 불과했습니다.

내부감사를 통해 학교법인의 비리 등이 적발되면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회와 교육 당국에 보고해야 합니다.

전체 적발 건수로 보면 교육부 감사에서 16개 대학이 총 508건을 지적받은 데 반해, 자체 감사에서는 32건을 적발한 데 그쳤습니다.

교육부 감사에선 주로 부적절한 자금이나 재산 처리, 교무, 학사 관련 부정이 적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부 감사만 충실히 수행했더라도 상당 부분 사전에 적발이 가능한 문제들입니다.

하지만 감사를 받아야 하는 학교법인이 감사인을 선임하는 방식의, 사실상 ‘셀프 감사’가 주로 이뤄지다보니 내부감사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 조사 대학 42곳 가운데 30곳은 아예 내부 감사전담조직조차 없었습니다.

내부 감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법인 감사인 중 한 명은 학교를 견제할 수 있는 단체가 추천하고, 종합감사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단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효은 연구원 / 대학교육연구소

"내부 감사인이 2인 이상 있어야 하는데 그 중에 한 명은 최소한 대학 평의원회에서 추천하는 인사로 선임을 하게 하고 대학구성원이 상시적으로 대학을 감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21대 국회 들어 대학의 외부회계감사 절차와 결과 검토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제출됐지만, 상임위에 계류된 채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