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살인 '혐의 없음'.."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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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응급 환자가 탄 구급차를 고의로 들이받고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진로를 막은 택시기사에 대한 추가 고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종결하기로 했다.
이날 경찰의 수사 결과와 그 이유를 듣기 위해 강동경찰서에 방문한 유족 측 변호사는 "12분 정도 응급실에 늦게 도착한 것 때문에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에 유족들이 침통해하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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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뜯어낸 혐의로 1년 10개월 복역 중이지만
경찰, 살인·살인미수 혐의는 '혐의 없음' 결론
지난해 응급 환자가 탄 구급차를 고의로 들이받고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진로를 막은 택시기사에 대한 추가 고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혐의 없음'으로 종결하기로 했다. 앞서 이 택시기사가 사기,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만 유죄 판결을 받자 구급차에 탄 환자의 유족은 그를 살인 혐의 등으로 2차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택시기사에게 환자 사망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살인과 살인미수, 과실치사·치상, 특수폭행치사·치상, 일반교통방해치사·치상,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9개 혐의를 받는 택시기사 최모(32)씨를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론 지었다. 경찰이 최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이로써 나머지 혐의도 모두 인정되지 않게 된 것이다.
최씨는 지난해 6월 8일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구급차와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부터 해라.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진다"며 약 10분간 앞을 막아섰다. 가족들이 "응급실에 가야 한다"고 해도 "급한 거 아니지 않느냐"며 비켜주지 않았다. 이 차에 타고 있던 79세의 폐암 4기 환자는 이송이 지체된 끝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5시간 만에 숨졌다.
최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수사는 최씨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피해를 과장해 합의금을 뜯어낸 혐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씨는 이 사건을 비롯해 2015년부터 5년간 전세 버스나 회사 택시·트럭 등을 운전하면서 가벼운 접촉사고로 2,150만원 상당의 합의금 등을 챙긴 혐의(사기·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1년 10개월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최씨의 행위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고 판단한 유족들은 지난해 7월 최씨를 추가 고소·고발했다. 관건은 최씨의 이송 지연과 환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였다. 하지만 경찰이 대한의사협회의 감정을 받은 결과 둘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구급차에 탄 환자가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으로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했지만 최씨의 행위가 환자를 사망케 한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찰의 수사 결과와 그 이유를 듣기 위해 강동경찰서에 방문한 유족 측 변호사는 "12분 정도 응급실에 늦게 도착한 것 때문에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상황에 유족들이 침통해하셨다"고 밝혔다.
유족의 시선은 최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향하고 있다. 유족들은 지난해 8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 민사소송 조정기일은 오는 28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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