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처음 보는 새얼굴.."예쁘게 나와 만족스럽다"(종합)[인터뷰]

김보라 2021. 4. 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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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천우희(35)는 연기를 잘하는 30대 배우들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곤 한다. 그동안 알 수 없는 에너지, 강렬한 얼굴이 돋보였던 그녀가 멜로 드라마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평범한 21세 청년 소희로 새로운 면면을 보였다.

소희는 아픈 언니 소연을 대신해 영호(강하늘 분)에게 편지를 쓰고, 우울했던 일상 속에서 소소한 설렘과 즐거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소희는 재미없는 일상에 슬픔과 낙담으로 주저앉는 대신 희망을 찾아가며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한걸음씩 내딛는 인물이다. 소희에게 천우희의 실제 성격이 반영돼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이 겹쳐보인다.

천우희는 23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제가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들 중 가장 싱크로율이 높다”라며 “지금까지 일상적 캐릭터를 연기했던 게 드물었다. ‘멜로가 체질’에서 멜로를 하긴 했지만 땅에 붙어있던 인물은 아니었다. 소희가 가장 저와 비슷하다”라고 밝혔다.

천우희와 강하늘이 출연한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 제공 키다리이엔티·소니 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배급 소니픽쳐스 엔터테인먼트코리아·키다리이엔티, 제작 아지트필름·아지트픽쳐스)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 소희의 일상을 그린다. 

출연한 계기에 대해 “이 작품의 에필로그가 마음에 들었다. 영호와 소희가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한 지점으로 달려가는 게 좋았다”라고 밝혔다. 

소희를 연기한 천우희는 “소희가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들이 저와 많이 비슷하다. 제 자신도 중요하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는 게 나와 비슷하더라”고 비교했다. ‘연기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었느냐’는 물음에 “그간 감정, 심리를 표현했던 캐릭터들이 많았다 보니 잔잔한 인물을 연기하면 어떻게 나올지 저도 궁금했다”고 답했다. “감독님이 ‘천우희의 다른 모습을 담고 싶다’라고 하시면서 (차이가 날)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셨다. 그래서 감독님이 테이크마다 디렉션을 명확하게 주셨다”라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천우희는 “캐릭터의 감정선은 물론, 비주얼적으로도 예쁘게 나왔으면 했다. 저도 감정 표현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감독님과 같이 의견을 맞춰가면서 연기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감독님이 계속 얘기한 게 ‘예쁘게 찍어주겠다’고 하시더라. 아주 맑고 예쁘게 나온 거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웃으며 말했다.

천우희는 “영화 속 청춘에 공감이 가더라. 꿈 없는 인물,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인물, 막연하지만 자신을 믿는 인물이었다”라며 “극중 '가장 찬란한 것 같지만 가장 불안했다'는 말에 공감을 했다. 저는 20대에 너무 막연했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없었다.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몰랐다. 20대엔 영호에 가까웠다”라고 극 중 캐릭터와 자신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20대에 연기에 대한 흥미를 갖고 배우에 대한 꿈을 갖기 시작했다. 20대에 꿈꿨던 것을 지금 생각해 보면 어느 정도, 배우로서 이룬 거 같다. 아직 걷고 있지만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참고한 캐릭터가 없다”는 천우희는 “의상 피팅 테스트를 할 때 재미있었다. 2003년에 유행했던 옷을 입어봤는데 옛날 생각이 나더라.(웃음) 그때 감성을 담는 것도 좋지만 소희와 어울려야 해서 2~3번 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소희가 갖고 있는 생활력,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행동하기 편한 의상을 찾았다. 책방에서 일하기 넉넉한 의상 말이다. 의상팀, 분장팀, 감독님이 맞춰주셨다”고 말했다.

“제 일상을 끌어와도 되는 것이라서 심적으로는 부담감이 덜했다. 그래도 일상의 표현이 쉬운 거 같지만 섬세해야 했다. 놓치지 않고 가려고 했다. 근데 내면 연기를 많이 하는 것은 집중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천우희는 영호를 표현한 강하늘에 대해 “그가 표현한 청춘과 생동감이 좋았다. 근데 내레이션으로 호흡을 맞추다 보니 막막하기도 했다. 처음 시도한 거라 막막했지만 어떻게 보면 새로웠다. 대면 연기를 하면서 호흡하는 것도 좋지만, (내레이션을 통한 호흡은)제가 표현하는 것에 있어 (가능성이 다양하게) 열려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레이션 녹음을 한 번에 쭉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편지를 주고 받는 게 대화처럼 느껴졌다. 그 느낌을 갖고 있다가 촬영할 때 복기하면서 진행했다. (대면 연기도 좋지만)소희와 영호의 상상력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하늘과 홍보하며 친해지고 있다”는 천우희는 “강하늘이 넉살이 좋다. 홍보를 하며 친해지고 있는데 성격적으로도 잘 맞다 보니 요즘 더 친해지고 있는 거 같다”고 전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이달 28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코로나 시기에 촬영하는 것도 녹록치 않았는데 개봉까지 하게돼 감사하다. 저는 제가 좋아서 연기를 하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고 ‘힘을 받는다’ ‘위안을 받았다’고 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오히려 제가 더 위안을 받는다. 연기를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거 같다.(웃음)”

/ purplish@osen.co.kr

[사진] 키다리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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