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같은 정의가 이 시대에 있을까?..연극 '정의의 사람들'

강진아 2021. 4. 23. 17: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무대 위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뒤섞인다.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연극 '정의의 사람들'이 개막했다.

무대는 1905년 러시아 혁명부터 2021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정의'를 가진 정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칼리아예프의 독방에는 각자의 정의를 외치는 다양한 사람들이 환영으로 나타나고, 그는 자신이 추구했던 정의를 외치면서도 혼란스러워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문삼화 서울시극단장 첫 연출작
알베르 카뮈 '정의의 사람들' 원작
5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서울=뉴시스]연극 '정의의 사람들' 프레스콜 사진. (사진=서울시극단 제공) 2021.04.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정의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혁명은 과연 정의가 맞는가'

무대 위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이 뒤섞인다. "난 정의를 위해 못할 일이 없어."어떤 이는 정의를 위해 피를 바치고, 어떤 이는 그런 정의에 의문을 던진다.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연극 '정의의 사람들'이 개막했다.

무대는 1905년 러시아 혁명부터 2021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정의'를 가진 정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프랑스 문학의 거장 알베르 카뮈의 '정의의 사람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기존의 서사 구조에 정의를 현시대의 관점으로 재창작했다.

카뮈의 '정의의 사람들'은 실제 벌어진 1905년 러시아 세르게이 대공 암살사건을 기반으로 쓰인 작품이다.

연극은 주인공 '칼리아예프'의 기억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칼리아예프는 자신의 정의에 따라 세르게이 대공이 탄 마차에 폭탄을 던져 그를 암살한다. 이후 감옥의 독방에 갇히게 된 칼리아예프는 과거 조직의 동지들과 이야기했던 각자의 정의와 자신의 정의를 떠올리며 돌아본다.

무대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구조를 보여준다. 칼리아예프의 독방에는 각자의 정의를 외치는 다양한 사람들이 환영으로 나타나고, 그는 자신이 추구했던 정의를 외치면서도 혼란스러워한다.

원작의 러시아 혁명을 비롯해 안중근 의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광화문 광장에서 일어난 일들까지 정의를 외치는 사건들이 소환된다.

[서울=뉴시스]연극 '정의의 사람들' 프레스콜 사진. (사진=서울시극단 제공) 2021.04.23. photo@newsis.com


이 작품은 문삼화 서울시극단 단장이 부임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출작이다.

23일 프레스콜을 연 문 단장은 "칼리아예프가 살았던 그 시대의 정의가 거대담론적이었다면 지금은 세분화되고 개인화된 정의가 있는 것 같다"며 "절대불변의 진리 같은 정의가 과연 이 시대에는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마지막 5장에 변화를 줬다고 전했다. 안중근부터 전태일, 페미니스트, 미얀마까지 각자가 외치는 다양한 정의들이 터져 나오며 목소리가 한데 섞인다.

문 단장은 "원작을 그대로 하지 않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고, 동시에 조심스러웠다"며 "제각각 목소리를 내며 저마다 자기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이의 말에는 귀를 닫고 듣지 않는 것은 아닌지, 자기 말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작가도 "원작의 정의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살인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메시지를 가져가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러 담론, 정의의 다양성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주인공 칼리아예프 역의 김시유는 "칼리아예프는 모든 등장인물 중에서 만나지 않는 인물이 없다. 각 인물을 만나고 신념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작품의 중심에 있는 만큼 끝까지 중심을 지키려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치열하게 살았던 한 청년을 무대에 존재하게 해,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연극 '정의의 사람들' 프레스콜 사진. (사진=서울시극단 제공) 2021.04.23. photo@newsis.com


'스쿠라토프' 역의 강신구도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자신의 정의를 주장하고 있다. 저도 반대되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 또한 나름의 정의가 있는 사람이다. 각자의 목소리라고 생각하고, 반대 지점이라고 해서 그 정의가 틀리다고 보진 않고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정의의 사람들'은 5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14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러닝타임은 약 100분이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 좌석제로 운영된다.

[서울=뉴시스]연극 '정의의 사람들' 프레스콜 사진. (사진=서울시극단 제공) 2021.04.23.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