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입양 1시간만에 도살한 70대 남성, 항소심서도 실형

항소심 재판부 "피해자가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고통 호소하고 있다"며 항소 기각
국민청원 올린 견주 "나도 당장 죽고 싶지만 피고인 처벌 불가능할까 견딘다"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픽사베이

진돗개 모녀 2마리를 잘 키우겠다고 견주에게 수차례 약속하고 입양한 뒤 곧바로 도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3부(김형철 부장판사)는 사기 및 동물보호법 위반 교사 혐의로 기소된 A(75)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여전히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피고인에 대한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한 걸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7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건축자재 보관소에서 견주 B씨로부터 "도살해 잡아먹지 않고 잘 키우겠다"고 약속한 뒤 1~3살짜리 진돗개 모녀 2마리를 가로챈 혐의 등을 받았다. A씨는 해당 진돗개들을 입양한지 1시간만에 도살장 업주 C(65)씨에게 도살을 의뢰했다.

A씨는 입양 하루 전 이미 친구 D(76)씨로부터 10만원을 받고 진돗개를 넘겨주기로 약속했다. 이후 이들은 개를 도살해 보신용으로 잡아먹기로 계획했다. A씨와 D씨의 의뢰를 받은 C씨는 주변에 다른 개들도 있는 곳에서 진돗개들을 도살했다.

이에 진돗개를 입양보낸 견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사실을 고발하는 청원글을 게재하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입양 보낸지 2시간도 채 안되어 도살당했다'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견주는 "아이들(해당 진돗개들) 잘못된 거 알고 그 충격에 몸 편찮으신 저희 아버지는 쓰러지셨다"며 "나 또한 당장 죽고 싶지만 내가 죽으면 처벌이 안될 것 같아 지옥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불쌍한 이쁜 애기들을 죽게만든 이 개백X들을 부디 제발 강력하게 처벌해주실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동물보호법도 강화해주시고 이 끔찍하고 살 떨리게 잔인한 인간들 처벌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청원글은 23일 기준 6만2997명의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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