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박영선 벽보 훼손한 13세 법원으로.. "공산국가냐" 靑 청원도
경찰이 지난 7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등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13세 중학생을 법원 소년부에 송치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중학생이 장난으로 했다는 데 송치하다니 여기가 공산국가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경찰은 “절차상 촉법소년은 법원 소년부로 넘기게 돼 있어서 사건을 넘긴다는 뜻이지 바로 소년원에 보내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장난으로 박영선 후보 선거 벽보 훼손 중학생...곧 소년부 송치 이게 실화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1980년도 민주화 운동 시절 박종철, 이한열 사망 사건에 분노해 당시 그런 악행을 서슴지 않던 당에서 출마한 대통령 후보자의 벽보를 훼손하였던 기억이 있다”며 “어린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에 주의를 줄 수는 있겠지만, 소년부 송치라니. 반드시 선처하기 바란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여기가 공산국가입니까” 라고 물었다. 이 청원에는 23일 오후 2시 50분까지 1만 2400여명이 동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 의뢰로 한 아파트 단지 내에 붙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벽보를 훼손한 범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벽보를 찢은 건 중학교 1학년생 A(13)군으로 드러났다. A군은 다 먹은 아이스크림 나무 막대기로 선거 벽보를 훼손했다. A군이 찢은 벽보는 박영선 후보와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 두 장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두 후보의 벽보를 찢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저 친구들과 지나가다가 장난삼아 한 행동”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이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여서 입건 대상이 아니라 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법을 어긴 촉법소년은 수사기관에서 수사할 수 없다. 가정법원이나 지방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법원에서 독자적으로 조사하게 돼 있다. 법원 소년부는 수사기관이 보내온 송치서와 자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혐의가 가벼울 경우 재판을 따로 하지 않고 훈계만 한 뒤 훈방 처리할 수 있다. 혐의가 무거울 경우 재판이 열리고 심리 결과에 따라 1호(감호 위탁)에서 10호(소년원 2년)에 이르는 보호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검거된 경우 경찰이 훈방해 줄 수도 있고, 촉법소년이 아니라 미성년자여도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즉결 심판을 보내거나 과태료 처분으로 끝낼 수 있지만 이번 경우는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법원에 넘기기로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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