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복무지침 어긴 옥천 교사..격리된 자녀와 한집 살면서 매일 출근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즘(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97명을 기록하며 800명대에 육박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충북 옥천의 모 중학교를 중심으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 교사의 복무지침 위반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A씨는 자가격리 중인 자녀와 한집에 살며 매일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교육청은 이 교사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 엄중문책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전에 거주하는 A교사의 자녀는 보습학원을 매개로 확진자가 발생한 대전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다.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다가 지난 18일 해제 전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

A교사는 하루 뒤인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뒤 이 학교에서는 지난 20일 A교사의 제자, 동료인 B교사와 그의 딸, 22일에는 B교사의 아버지가 감염됐다.

사흘 새 4명이 추가 확진된 것이다.

해당 학교는 지난 19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고, 26일부터 단기방학에 들어가기로 했다.

교원 복무지침상 동거 가족 중 1명이라도 자가격리되면 학생은 등교를 중지하고, 교직원은 재택근무를 하거나 휴가를 내야 한다.

옥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가 소규모이다 보니 A교사는 수업 공백을 우려해 매일 출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A교사가 확진되면서 교직원과 학생 71명이 진단검사 받았고, 동료 교사의 딸인 피트니스 강사 연쇄 감염으로 101명이 검사 받았다.

주민까지 포함하면 이 학교 관련 검사자만 206명에 달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A 교사가 복무지침을 위반한 것 같은데, 회복 후 복귀하면 엄하게 조치하겠다”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라고 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지역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공무원이 직위해제됐다.

충북 옥천군은 방역수칙을 위반해 코로나19에 걸린 공무원 B(6급 팀장)씨를 직위해제했다고 23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4일부터 인후통 등 의심증세가 있었으나 진단검사를 외면하다가 닷새만에 확진됐다.

이 과정에서 동료 공무원과 가족 등에도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역학조사 과정서 방역수칙을 어긴 정황도 드러났다.

B씨는 지난 9일 청주 시댁에 8명이 모여 제사를 지냈는데 남편의 방계가족이어서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