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이규원 사건' 직접 수사에 무게..'1호 사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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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소위 '윤중천 면담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 사건에 대해 직접수사에 무게를 두고 최종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1호 사건에 연연하는 것 자체가 공수처장답지 않다"며 "공수처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되는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 된다. 그것이 1호든, 2호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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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1호 사건' 규정은 미지수.."이첩 사건 1호 아냐"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소위 ‘윤중천 면담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 사건에 대해 직접수사에 무게를 두고 최종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다만 이 사건이 공수처 ‘1호 사건’이 될 것인지 여부는 안갯속인 가운데 김진욱 공수처장의 “‘이첩 사건’은 1호 사건이 될 수 없다”는 발언이 지켜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항의차 공수처 정부과천청사에 방문해 김진욱 공수처장과 면담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조 의원은 취재진에게 김 처장이 이 검사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지 않고, 직접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김 처장은 “공수처가 설치된지 한 달도 넘었고, 공수처 검사들도 임용된 상황에서 우리가 이 검사 사건을 검찰에 돌려보내면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는 게 아닌가”라며 “그래서 여기서 (수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처장은 ‘공수처에서 사건을 배당해 수사한다는 뜻이냐’는 조 의원 질문에 “그러려고 한다. 돌려보내면 오해 받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조 의원과의 면담 직후 ‘이 검사 사건을 직접 수사한다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려를 하는 것”이라며 “수사를 하려면 직접 수사를 하게 될 검사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직접 수사에 방점을 찍고 최종적인 의견 수렴 절차에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17일 이 검사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이를 두고 공수처는 한 달이 넘도록 직접 수사와 재이첩 여부를 두고 고심을 해 왔다. 공수처는 검사·수사관 면접 일정으로 사건 처리를 미뤄 왔지만, 지난 16일부로 검사 인선 작업을 끝낸 만큼 조만간 결단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김 처장은 이날 ‘5월 중순 전까지는 결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게까지 시간을 많이 줄 것이냐”라고 대답해 결정이 임박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규원 사건’ 직접 수사 가닥…‘1호 사건’ 되나?
공수처는 이르면 다음주 사건 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1호 사건’으로 규정될지는 미지수다. 김 처장은 지난 19일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이 검사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검찰 등으로부터 이첩 받은 사건이 공수처의 ‘1호 사건’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수처가 직접 발굴한 사건이 1호 사건이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법조계에선 이 같이 공수처가 1호 사건에 집착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색을 드러내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각종 ‘특혜’ 의혹으로 공정성 시비를 빚고 있는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 논란으로 또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꼴이라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임팩트’ 있는 사건을 맡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이 검사 사건이 정치적인 요소가 담겨 이를 의식하고 고민하다 보니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는 것 같은데, 1호 사건 규정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1호 사건에 연연하는 것 자체가 공수처장답지 않다”며 “공수처는 국민과 국가를 위해 도움이 되는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 된다. 그것이 1호든, 2호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주 의미 있는 사건으로 1호 수사를 하겠다는 말은 마치 ‘쇼’를 하겠다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묵묵히 정치적으로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로 국민에게 신뢰를 충족시켜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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