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조재범, 항소심서 "합의 하에 성관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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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심석희 선수를 3년여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조재범(40) 전 국가대표팀 코치 측이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은 적은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조씨의 혐의를 입증한 주요 증거인 심 선수 진술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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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서 혐의 부인.."제대로 판단해달라"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심리로 23일 열린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공소장에 제기된 일시와 장소에서의 간음·추행이 없었다는 주장은 1심과 동일하나, 합의를 하고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조씨 변호인은 “1심 증인의 증언이 피고인 진술과 부합하는 등 제대로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검찰의 포렌식은 대부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일방의 문자메시지 내용만 있는데, 답변이 삭제된 것이 많아 대화 전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16일 이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조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심 선수에 대한 성폭력 혐의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법원은 올해 1월2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조씨에게 징역 10년6월을 선고하며 심 선수가 남긴 훈련일지를 중형의 결정적 근거로 판단했다.
심 선수가 성폭행 고소를 결심한 건 2018년 12월 조씨의 상습폭행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공판 때다. 당시만 해도 조씨는 그해 1월 훈련 중 심석희 등 선수 4명을 수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이후 심 선수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하는 조씨를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에 제출된 훈련일지에는 성폭력이 있었던 때에 성범죄를 연상시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심 선수의 메모에 적힌 성폭력 장소와 빙상연맹 경기 일정표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조씨는 2014년 8월~2017년 12월 사이 태릉·진천선수촌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심 선수를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조씨의 혐의를 입증한 주요 증거인 심 선수 진술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음 재판은 6월 4일 열린다.
수원=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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