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반도체 전쟁,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기회로 삼으려면

2021. 4. 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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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규봉 한국자동차연구원 AI반도체연구센터장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자동차 업체들의 감산이 이어지자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미국에서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우리 정부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구성해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 문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으나, 크게 2가지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수요증가) 코로나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존 예상 보다 빠른 자동차 수요 회복과 미래차용 반도체 전반의 수요 증가에 따른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발생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는 (공급차질) 일본 반도체 공장 화재, 대만 지진에 따른 반도체 공장 가동중단, 코로나 팬데믹 등 재해에 따른 반도체 공급 차질이 발생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따른 여파로 사실상 사전 물량확보를 준비해 다른 국가들보다는 시간적으로 긴박하지 않게 대응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악재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제는 생산을 멈추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세계 최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불균형이 심화된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차량에 많이 사용되는 제어용 반도체는 생산 공정 자체를 보유하지 않아 제조 자체가 거의 전무한 실정으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선두 기업은 완성차 기업과의 연대·협력을 통해 차세대 기술을 개발·적용해 시장 지배력 확대 중으로 자율주행자동차 및 전기자동차에 소요되는 핵심반도체 위주로 고속 성장이 전망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차량용 반도체 산업은 설계 및 제조 단계의 기술력과 인력 등 관련 거의 모든 분야가 부족한 실정이지만, 상대적으로 차량에서의 모듈·시스템과 완성차 레벨 상용화 기술은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기존 모바일·가전용 반도체 등에 비해 자동차 환경특성상 높은 수준의 신뢰성·안전성 요구됨에 따라 진입하기에는 문턱이 매우 높은 분야이다. 우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모듈·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지금에라도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매진한다면 빠른 시간내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를 위한 R&D 추진제안방향으로는 크게 세가지를 들을 수 있다. 첫째로 (수요기반) 조기 상용화가 가능한 차량용 반도체를 수요기반으로 발굴해 수요기업과의 공동 R&D를 통한 국산화 밸류체인 확보추진 계획이다. 둘째로 (전환조성) 차량용 반도체로의 전환 확대추진으로써, 국내에서 타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반도체를 전장 부품 내 탑재해 글로벌 인증·실증 확보를 통한 생태계 전환조성 계획이다. 세번째는 (AI반도체) 미래차 시장 주도를 위한 차량용 반도체 센트럴 브레인(Central Brain)을 중심으로의 전환 대응에 발맞춘 초고사양 인공신경망처리 프로세서 반도체 기술개발계획이다.

향후, 자동차 관련 연구기관과 부품기업의 반도체 전문인력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반도체 자동차 전문인력 교류 추진이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 기존 반도체 인력에 대한 자동차 반도체로의 전환 전문교육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구축해 세계 수준의 시스템반도체 기술과 고급 인재 확보에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K반도체 벨트 전략 구축계획이 상반기에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에는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미래전략이 담겨져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외 선두기업들과 선진국가들은 모두 선두를 유지하는 비결이 R&D 투자 비용이 많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차량용 반도체 R&D의 투자 공백기를 거쳐, 이제는 본격적인 R&D 기술 투자를 통해 국산 차량 반도체 기술 확보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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