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뜨강' 이지훈 "최유화와 어른 키스? 원래 대본에는 침대신까지"[EN:인터뷰②]

[뉴스엔 이하나 기자]

배우 이지훈이 ‘달이 뜨는 강’에서 러브 라인 구도를 형성했던 해모용 역의 최유화와의 호흡을 언급했다.

이지훈은 4월 23일 뉴스엔과 진행한 KBS 2TV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 연출 윤상호)’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고건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털어놨다.

‘달이 뜨는 강’에서 이지훈이 맡은 상부 고씨 계루부 고추가 고원표(이해영 분)의 장남 고건 역은 마음에 품었던 첫사랑 평강(김소현 분)을 잊지 못해 방황하는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맡은 인물이 가진 결핍을 생각한다는 이지훈은 고건을 항상 평강과 연결 지어 접근했다. 이에 대해 이지훈은 “고건에게 평강은 첫사랑이다. 마음에 담아둔 여인이 있는데, 이 여인을 가지려 해도 가질 수 없는 것부터 고건이라는 인물을 시작했다. 이 사람을 사랑해서 갖고 싶고, 이 사람도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사극을 할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운다는 이지훈은 ‘달이 뜨는 강’은 고구려라는 역사적 배경보다 고건의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지훈은 “고건은 여러 인물들 사이에 항상 껴 있는 인물이고, 시청자 분들에게는 고건이 평강(김소현 분)과 해모용(최유화 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 거다. 나 역시 밤새 생각하고 현장에 가도 고민이 들더라.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 작가님과도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작가님도 고건 캐릭터가 어려울 거라고 하셨다. 힘들었지만 다음 작품을 할 때 이번의 경험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극 중 고건과 해모용의 키스신은 평강, 온달(나인우 분)의 키스신과 대비를 이루면서 이른바 ‘어른 키스’로 화제를 모았다. 이지훈은 “해모용을 향한 연민과 동정에서 나오는 감정이었고, 그 감정을 따라 연기했다”며 “원래 대본에는 키스신 뒤에 침대신까지 있었다. 내가 침상에서 윗옷을 벗는 것까지 나오는 거였는데 공영 방송 KBS니까 감독님께서 침대신이 나올 것 같은 침대신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지훈은 극 중 해모용에 대한 고건의 감정을 ‘거울’에 비유했다. 이지훈은 “고건의 가슴 속에 담아둘 수 있는 유일한 한 사람이 평강이었다. 잊어 내려 해도 잊을 수 없고, 자신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 해모용은 그렇게 평강을 사랑하는 자신의 거울 같은 모습이었다”고 정의했다.

이지훈은 고건이 죽음을 앞두고 해모용에게 “내 너를 사랑했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작가, 최유화와의 상의 끝에 나온 장면이라고 전했다. 이지훈은 “작가님이 마지막회 대본 초고를 보내주시면서 고건의 마음을 들어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평강에게 외면을 당하고 해모용과 사랑을 해볼까라는 마음을 가졌지만 노력해봐도 항상 마음에는 평강만 남아있었다는 걸 말씀드렸다”며 “작가님도 100% 공감하시고, 내 의견을 반영해 대사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시더라. 대본을 보고 작가님이 ‘거울’이라는 표현을 해주신 걸 보고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해모용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남자 입장에서는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듣는 ‘사랑했었다’가 너무 상처일 것 같았다. ‘사랑했었다’보다는 부디 나처럼 되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가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최유화 씨와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최유화 씨는 ‘사랑했었다’라는 말 하나로 버텨 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유하 씨가 감정을 더 잘 전달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을 것 같아서 ‘사랑했었다’는 말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고건 캐릭터를 두고 이지훈의 인생 캐릭터라는 평도 있다. 이지훈은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겸손을 떠는 것이 아니라 항상 연기하고 나면 ‘왜 여기서 이 생각을 못했지?’, ‘상대방이 준 감정을 왜 잘 표현하지 못했지?’라는 생각을 한다. 진심으로 연기해도 늘 아쉬운 것만 보인다. 연기에는 답이 없는 것 같다. 최선을 다했지만 인생 캐릭터는 시청자 분들이나 감독, 작가님들이 평가해주실 부분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사진=티에이치컴퍼니)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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