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위해 환경 보고서 내용 조작·왜곡"

박주영 기자 2021. 4. 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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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운동연합 주장.. 市 "관계자들 실수"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26일 오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앞바다에서 생태 조사를 실시한 뒤 가덕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해상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날 캠페인에는 서울, 속초, 안동, 포항, 울산, 마산창원, 부산 등 전국의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20여 명이 참가했다. /뉴시스

신공항 건설 예정지인 부산 가덕도의 우수한 자연생태 환경을 기술한 부산시 환경조사보고서 시 홈페이지 게시본 내용이 원본 보고서와 달리 가덕도 자연 생태 부분이 상당 부분 빠지거나 변조된 상태로 돼 있어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위해 내용을 조작, 왜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3일 ‘부산시의 자연환경조사보고서 조작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이 성명서에서 “원본과 시 홈페이지 게시본 등 2개의 보고서를 비교해 본 결과, 시가 의도적으로 가덕도의 생태 우수성을 왜곡하거나 고의적으로 누락했음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시 홈페이지에 변형돼 공개된 보고서에는 원본과 달리 14쪽 분량의 가덕도 우수 생태계 단락이 모두 삭제돼 있었다”며 △가덕도 권역의 멸종위기종 동식물(특정종 75종, 멸종위기Ⅱ급 1종, 희귀식물 10종) 내용 삭제 편집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대흥란 서식지를 ‘가덕도 어음포골 계곡 주변’에서 ‘서부산권역’으로 바꿔 기재 △상록활엽수 주요 군락지를 ‘가덕도와 바닷가 산지’라 표기된 원본을 ‘바닷가 산지’로 수정 등을 왜곡 사례로 제시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이 23일 공개한 부산시 자연환경조사 보고서 원본과 시 홈페이지 게시본 비교 중 일부. /홈페이지 캡처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시가 자연환경조사 내용을 조작한 이유는 명백하다”면서 “생태자연 1등급, 해양생태 1등급, 멸종위기 야생생물 및 천연기념물 분포지역인 가덕도의 가치가 알려져 신공항 건설에 차질이 생길까 봐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자연환경조사 보고서는 시 조례에 따라 산하 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해 10년 주기로 펴내는 환경보고서로 1년여 조사를 거쳐 지난 2016년 5월 나왔고 시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시는 이 논란이 확산되자 “최종 보고서가 아닌 중간 과정의 조사 내용 파일을 잘못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20일 홈페이지 게시본을 원본 내용으로 바꿨다.

시 측은 “가덕도 생태 내용이 포함된 최종 보고서를 발간, 배포했는데 홈페이지 게시본을 고의적으로 조작, 왜곡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당시 관계자들의 실수로 일어난 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시 측은 또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이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환경영향평가에 활용되거나 한 적이 없다”며 “또 앞으로 가덕도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를 정부로부터 받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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