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두 딸 상습 성추행·폭력..50대 '나쁜 아빠' 징역 6년

제주지법, "미성년 자녀 친부로서 양육·보호책임 저버렸다" 중형

제주지방법원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어린 두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고 폭행을 휘두른 혐의로 50대 아버지에게 1심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 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재판에 넘겨진 A씨(53)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8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다만 피해사실이 특정되지 않은 일부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 추행)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부인과 이혼한 후 어린 딸들을 양육하던 A씨는 2015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서귀포시에 있는 자택에서 미성년자인 두 딸의 몸을 상습적으로 강제로 만지고, 두 딸이 자주 싸우거나 심부름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두 딸의 뺨과 허벅지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내용은 피해자인 A씨의 첫째 딸이 지난해 7월 제주해바라기센터에서 또래 남학생에게 2019년께 당한 성폭행 사건에 대한 심리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고, 이후 센터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공판 과정에서 A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고, 몇몇 공소 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 아동들의 친부로서 그들을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양육하고 보호할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추행하고 훈육이라는 핑계로 때리는 등 학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 나이 때부터 반복적으로 학대 피해를 입은 피해아동들은 사실상 반항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정신적으로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겪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A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부당과 법리오해의 이유를 들어 항소한 상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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