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재발은 중독 치료의 과정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35~09:40)
■ 진행 : 김창기 의사
■ 방송일 : 2021년 4월 23일 (금요일)
■ 대담 :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재발은 중독 치료의 과정
◇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영철'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반갑습니다.
◆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신영철)> 네, 안녕하세요.
◇ 김창기> <마음주치의> 매주 금요일에는 영화나 소설 속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허진호 감독, 황정민, 임수정 주연의 영화 <행복>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남자 주인공이 알콜 의존증 환자로 나오죠?
◆ 신영철> 정말 여주인공이 헌신적인 사랑으로 정말 감동적인 사랑을 통해서 회복한 것처럼 보였는데 결국에는 다시 또 재발하게 되는 그 모습을 보고 또 얼마나 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겠어요? 중독에 있어서 재발이라는 문제는 어쩌면 치료의 한 과정으로 봐야 합니다.
◇ 김창기> 영원히 가는 거죠.
◆ 신영철> 자, 지금부터 출발해서 술을 끊고 도박을 끊고 죽을 때까지 가면 좋겠죠. 그죠? 물론 그런 경우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대개는 그렇지 못하죠. 또 넘어지고 좌절하다가 일어서고 문제는 이제 바닥까지만 떨어지지 않으면 돼요. 그게 회복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 주변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게 되면 스스로도 피폐해질 것 같아요. 그죠? 그런데 이제 저는 중독을 치료할 때 예전에 '재발은 희망이다'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게 또 무슨 뜻이지? 도박 중독자가 재발하고 오면 박수를 쳐라, 그렇게 얘기합니다. 잘 됐다는 뜻입니다. 지금 심각해 죽겠는데 왜 잘 됐느냐? 열심히 노력해봤잖아요? 끊으려고. 성공했어요. 실패했어요. 그러면 이 방법은 안 되는구나, 라는 것을 체험을 통해서 배웠다는 뜻이에요. 이제 제대로 된 방법을 다시 배우면 되거든요? 출발선상에 섰다는 뜻이에요. 재발하면 제일 문제가 뭔가 하면 첫째는 거짓말이에요. 술이든 도박이든 입만 열만 거짓말 합니다. 중독자의 특성을 한 가지만 골라라, 그러면 저는 '거짓말하기'를 꼽겠습니다. 입에서 술 냄새가 풀풀 나는데 술 안 마셨다고 그러거든요. 이게 왜 그러냐면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에요. 그 순간을 모면하려는 습성이 생겨서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문제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재발하게 될 때, 제일 중요한 게 첫째가 거짓말하면 안 되고요. 둘째는 포기하면 안 됩니다. 재발하는 것과 실수하는 것을 구별해야 됩니다. 살다보면 알콜 중독자가 술 끊었다가 한 잔 마실 수도 있잖아요? 대개 포기해버립니다. 이렇게 바닥까지 떨어지죠. 도박도 마찬가지 담배도 마찬가지죠. 한 대 피웠으면 다시 출발하면 되는데 '에이 모르겠다'그러고 끝까지 가버리는 이런 잘못된 자세가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재발은 긴긴 치유의 과정에서 하나의 과정이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창기> 제가 좋아하는 추리작가 '스티븐 킹'도 자기가 알콜 중독 의존증임을 시인하고 스스로 조절하려고 그러는데 그게 안 되니까 수많은 외부의 요인들을 끌어 들여서 자기를 통제시켜달라고 이렇게 계획들을 막 세워놨더라고요. 참 현명한데.
◆ 신영철> 그 분이 자기도 모르게 전문가처럼 배운 것이죠. 자기 체험을 통해서. 초반기에 중독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뭔가 하면 36계를 쓰는 것이죠. 좀 고급스럽게 말하면 고위험 상황 피하기. 알콜 중독자가 술이 있는데 안 마시긴 어렵습니다. 도박 중독자가 자기는 도박 안 한지 섣달 됐다 그러면 제가 뭐라 그러죠. 도박 안 한 짓을 떠드느냐고. 길게 말하면"36계 전법" 환경을 차단시키는게 최우선입니다. 두 번째는 이제 36계를 넘게 되면 문제는 저런 분처럼 옆에서 열심히 보살피고 희생하면 중독에서 빠져 나오는가? 물론 가족들이나 주변인물들이 그런 헌신적인 사랑이 대단히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독의 치료에서 가족의 사랑은 부드러운 사랑에서 터프한 사랑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얘기합니다. 이런 게 있죠. 공동 의존이라는 게 있습니다. 술 마시지 말라 그러고 술 마시면 그렇게 난리를 치고 다음날 아침에 해장국을 끓여줍니다. 이건 도대체 술을 마시라는 거야, 말라는거야. 자기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거죠. 그 결과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지는 훈련을 시킬 수밖에 없는 거죠. 그걸 수용할 때 치료의 동기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 김창기> 마지막으로 알콜 의존증 가족들을 위한 '처방전'부탁드립니다.
◆ 신영철> 모임에 가면 홀로 선 자만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초점을 중독자에게 맞추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맞추십시오. 중독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로 힘이 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긴 마라톤을 뛰려면 일단 내가 힘을 차리고 행복해야 됩니다. 그 힘으로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초점을 한번 자기 자신에게 한번 맞춰보시기를 바랍니다.
◇ 김창기> <마음주치의>는 오스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다음 주에도 여러분의 마음에 안부를 묻기 위해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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