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암호화폐 채굴차단용 그래픽칩셋 5월 출시
(지디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엔비디아가 이르면 다음 달 초 새로운 그래픽칩셋인 지포스 RTX 3080 Ti를 공개한다. 쿠다 코어 1만240개, GDDR6X 12GB 메모리를 이용해 지난 해 출시된 지포스 RTX 3080/3090 그래픽칩셋의 중간 정도 성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RTX 3080 Ti가 게임이 아닌 암호화폐 채굴에 동원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래픽칩셋 내부와 펌웨어 등에 암호화폐 채굴 제한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런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펌웨어를 변조하면 그래픽카드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
■ 3080 이상 3090 미만 성능...출고가는 140만원
국내외 그래픽카드 제조사·유통사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5월 중으로 지포스 RTX 3080 Ti 그래픽카드를 글로벌 유통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통사 관계자 역시 "(해당 그래픽카드가) 5월에 출시되는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비디오카즈는 익명의 제조사 관계자를 인용해 "지포스 RTX 3080 Ti에 쿠다 코어 1만240개, GDDR6X 12GB 메모리가 탑재된다"고 보도했다. 쿠다 코어 8천704개를 탑재한 지포스 RTX 3080보다는 높지만 최상위 제품인 RTX 3090에는 못 미치는 성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책정한 출고가는 140만원 내외다. 그러나 RTX 3080 탑재 그래픽카드가 현재 280만원 이상에, RTX 3090 그래픽카드가 350만원 이상에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출고가는 큰 의미 없는 수준이다.
■ "이더리움 채굴 성능, 3060 대비 2.6배"
현재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시리즈, AMD 라데온 6X00 XT 등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본연의 목적인 게임이나 콘텐츠 제작이 아닌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연산에 동원된다. 여기에 사재기가 겹치면서 사상 최악의 수급난을 낳고 있다.
비디오카즈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RTX 3080 Ti를 최적화했을 때 이더리움 채굴 연산 성능은 118.9Mh/s로 지포스 RTX 3060 그래픽카드(평균 45Mh/s) 대비 2.6배 이상이다. 이 때문에 제품이 출시되어도 사재기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초 출시한 RTX 3060에 이어 RTX 3080 Ti에도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 차단 조치를 적용할 예정이다.
■ 독일 이고르랩 "칩셋 차원에서 채굴 차단할 것"
RTX 3060 그래픽카드는 채굴 시도시 연산 성능을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는 조치가 적용됐다. 그러나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개발자용 베타버전으로 교체하면 이 조치를 우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고 채굴 차단 시도는 거의 무력화된 상태다.
독일 이고르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그래픽카드 제조사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RTX 3080 Ti 그래픽칩셋과 펌웨어에도 제한 조치를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고르랩에 따르면 현재 정식 출시를 앞두고 대량 생산중인 그래픽카드는 이전 버전의 드라이버에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또 펌웨어를 개조할 경우 정상 작동도 불가능하다.
비디오카즈 역시 "이더리움 채굴 성능은 정식 출시 전 단계의 제품에서 측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CMP 탑재 카드도 첫 선..."보증기간 3개월"
엔비디아는 앞으로 출시할 그래픽카드의 채굴 연산을 막는 한편 채굴 수요를 CMP(암호화폐 채굴 프로세서) 탑재 전용 제품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CMP를 탑재한 카드는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 등 외부 모니터 출력 기능이 없으며 오로지 암호화폐 관련 연산만 수행한다. 또 냉각 성능과 전력 효율성도 강화했다
지난 14일에는 대만 기가바이트가 CMP 탑재 카드인 CMP 30HX D6 6G를 출시했다. CMP 라인업 중 최하위 제품인 30HX를 탑재했고 메모리는 최대 6GB만 쓸 수 있다.
단 24시간 고강도 연산을 진행하는 제품 특성을 반영해 보증기간은 고작 3개월에 불과하다. 또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유통되지 않아 실제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권봉석 기자(bskwo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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