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노래주점서 여성업주 둔기로 살해..70대 법정서 혐의 인정

인천 한 노래주점에서 50대 자매에게 둔기를 휘둘러 언니를 숨지게 하고 동생에게 중상해를 가한 70대 노인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호성호) 심리로 23일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A(77) 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맞다”며 “(검찰 측) 증거도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A 씨도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재차 확인하는 재판장의 물음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A 씨는 직업 등을 확인하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운수업”이라고 답한 뒤 “공장에서 (물건을) 차량으로 배달했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은 “이 사건은 양형 조사를 진행해 볼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의 아들에게 연락해 피고인과 관련된 여러 사정을 파악하고 피해자들 유족의 입장이나 심경 등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달 8일 낮 12시 45분쯤 인천 남동구 한 주점에서 업주 B(여·59) 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8분 뒤 담배 심부름을 다녀온 B 씨의 동생 C(여·57) 씨에게도 둔기를 휘둘러 머리와 팔 등에 상처를 입혔다.

A 씨는 범행 후 도주했다가 2시간 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인근 도로에 쓰러진 상태로 소방당국에 발견됐다.

그는 당시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혈액·소변 검사에서 약물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A 씨는 지난달 12일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전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억울해서 그랬다”고 답했다. 이어 “사망하신 분께 하고 싶은 말은 없냐”는 물음에 “미안하긴 하다”고 했다.

인천=지건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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