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직장동료 집 앞 찾아가 흉기 휘두른 20대 남성, 취재진에 "XX 닥쳐라"

"평소 호감" "안 사귀면 죽이겠다 협박"..주변인들, 스토킹 정황 진술

직장동료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모씨가 지난 21일 범행 이유를 묻는 기자 질문에 욕설하는 모습. SBS 화면 캡처

여성 직장동료의 집 앞에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 20대 남성이 자신에게 질문하는 취재진을 향해 욕설한 모습이 포착됐다.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모(28)씨는 지난 21일 구속영장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씨는 실질심사가 끝난 후 “피해자를 왜 찔렀냐”고 묻는 기자를 향해 “아이 XX. 닥쳐라”라고 욕설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이씨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가 우려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지난 18일 오후 6시30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 다세대주택 앞에서 B(30대)씨에게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사건 당일 오전 B씨를 포함한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한 뒤 흉기를 구입해 렌터카를 타고 B씨의 집 주변에서 B씨가 외출하기를 기다렸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가 휘두른 칼에 크게 다친 B씨는 병원 치료 중인 상태다. 

범행 직후 자신이 타고 온 렌터카를 타고 도주한 이씨는 시흥시 오이도 근처 모텔에서 자해를 시도한 후 집으로 갔다. 경찰은 19일 새벽 1시30분쯤 이곳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평소 이씨가 B씨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을 확보해 여성을 상대로 한 스토킹 범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씨는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시했는데, 범행 당일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씨가 B씨의 귀갓길을 몰래 따라가 집 위치를 미리 파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의 어머니는 SBS에 “‘본인과 안 사귀면 죽일 수도 있다’는 협박도 했다”며 딸이 만남을 거부했지만 이씨의 집착이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또 “(직장 동료들이) ‘연인관계는 될 것 같지 않으니까 포기하라. 따라다니지 마라’ 경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자신이 6년 전 특수 강간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12월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