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Discourse] '29세 312일' 91년생 메이슨, 최연소 기록 세우던 날

이형주 기자 입력 2021. 4. 23. 14:06 수정 2021. 4. 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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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1991년생 토트넘 핫스퍼 임시 감독 라이언 메이슨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Discourse, 담론이라는 뜻이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별처럼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또 그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담론들이 펼쳐진다. STN스포츠가 EPL Discourse에서 수많은 담론들 중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정리해 연재물로 전한다.

EPL 담론이 펼쳐진다

-[이형주의 EPL Discourse], 79번째 이야기: '29세 312일' 91년생 메이슨 임시 감독, 최연소 기록 세우던 날 

라이언 메이슨(29)이 새 역사를 썼다. 

토트넘 핫스퍼는 22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그레이터런던지역 그레이터런던의 헤링게이에 위치한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순연 경기-이전 일정 당시 사우스햄튼 FA컵 8강전 참여) 사우스햄튼 FC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리그 4경기 만에 승리했고 사우스햄튼은 리그 2연패에 빠졌다. 

직전 시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하고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서 시즌을 마무리했던 토트넘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목표는 명확했다. 다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로 복귀하는 한편,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목표는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리그컵 결승에는 오른 상태이지만, 엄밀히 말해 리그컵은 메이저 대회에 속하지 않는다. 트레블(3관왕)을 지칭할 때도 리그컵은 빠지며, 리그컵이 들어간 3관왕이 되면 미니 트레블로 불린다. 

메이저 대회인 FA컵의 경우 지난 2월 5라운드(16강전)에서 탈락했다. 가장 공들였고 가장 기대가 됐던 유로파리그는 디나모 자그레브에 일격을 당하며 우승의 꿈이 박살났다. 1차전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차전 0-3 대패의 참사를 당했다. 

한주 전에 에버튼 FC와 2-2로 비기며, 리그 7위를 기록하게 된 토트넘이다. 마지막 남은 EPL 4위 안 진입을 통한 UCL 진출 꿈도 거의 물거품이 됐다. 결국 다니엘 레비 회장은 결단을 내렸고 무리뉴 감독을 해임했다. 

성적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리뉴 감독을 경질했지만, 토트넘은 바로 다음 감독을 선임하지는 않았다. 대신 차기 시즌부터 공격적인 축구로 팀을 반등시켜줄 감독을 물색 중이다. 대신 잔여 7경기(리그 6경기+리그컵 결승)을 치러줄 임시 감독을 필요로 했다. 레비 회장의 선택은 29세로 감독으로는 어린 메이슨이었다. 

메이슨은 1991년생으로 토트넘 유스 출신이다.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그는 토트넘 유스서 1군에 데뷔했다. 영민한 두뇌와 준수한 피지컬로 큰 선수로의 성장이 기대됐다. 이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행했던 헐 시티 임대 생활 중 비극이 찾아왔다. 두개골 부상이었다. 

헐 시티 임대 중 안타까운 두개골 골절 부상을 당했던 메이슨 임시 감독

2017년 1월 22일 헐 시티와 첼시 FC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붙었다. 경기 중 메이슨과 첼시 수비수 게리 케이힐이 헤딩 경합을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머리가 부딪혔다. 고의가 아니었던 케이힐이 이후 메이슨의 상태를 살폈지만 메이슨은 그대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두개골 골절의 판정을 받았다. 사고 당시에는 의식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메이슨은 이후 의식을 찾았고 이후 두개골 봉합 수술에도 성공했다. 일상적인 삶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축구 선수로서 복귀할 수는 없었다. 거친 축구 경기를 치르다 부상이 재발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메이슨의 부상 부위는 머리였기에 재발할 시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었다.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 너무도 빠른, 너무도 예상치 못한 은퇴였다. 

하지만 메이슨은 낙담하지 않고 자신의 새로운 진로를 개척했다. 지도자였다. 18세 이하 팀을 지도하며 경험을 쌓은 그는 레비 회장의 호평으로 시즌을 잘 마무리할 적임자로 낙점됐다. 

지난 21일 영국 언론 <풋볼 런던>에 따르면 메이슨 임시 감독은 "정말 벅찬 감정이다"라며 흥분을 드러내면서도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토트넘 핫스퍼의 색깔을 보여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영국도 잠시 감독직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임시 감독(Interim Manager) 혹은 감독 대행(Caretaker Manager)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경기를 지휘하는 날에는 '감독'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메이슨은 사우스햄튼전이 열리던 날 29세 312일로 EPL 최연소 감독이 됐다. 

EPL 최연소 감독이 된 메이슨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 잉글랜드 1부 시절로 범위를 넓혀도 1977년에 29세 308일의 나이로 퀸즈 파크 레인저스를 지휘했던 퀸즈 파크 레인저스를 이끌고 에버튼 FC를 상대했던 프랭크 시블리 이후 최연소다.

메이슨호 토트넘은 전반 2분만에 대니 잉스에게 문전에서 발리슛을 허용하는 등 끌려갔다. 전반 29분 결국 잉스에게 헤더골을 내주며 선제골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하프타임 메이슨은 부담 갖지 말고 하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결국 후반 14분 가레스 베일이 동점골을 만들었고 후반 44분 메이슨의 '옛 동료이자 현 제자' 손흥민이 득점하며 2-1 대역전승이 만들어졌다. EPL 최연소 감독이, EPL 최연소 승리 감독이 된 순간이었다. 

메이슨은 '옛 동료, 현 제자' 손흥민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EPL 최연소 승리 감독이 됐다

같은 날 <풋볼 런던>에 따르면 메이슨은 "승리에 기쁘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라며 본인의 행복과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떠난지 4주기가 된 "故 우고 에히오구 코치와 그 가족들에게 승리를 바친다"라며 토트넘 안의 사람들에게는 남다른 의미인 고인에 대한 추모도 잊지 않았다. 정신없는 첫 경기 후에도 자신이 응당 해야만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잊지 않고 챙기는 모습이었다. 

승리도 했고, 막판 웅크리지 않고 공격 축구를 보여줬지만 한 경기 좋은 결과로 긍정적인 평가를 섣불리 내릴 수는 없다. 다만 감독계에서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이 메이슨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해야할 것들을 준비하며 승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90년대 감독들의 시작을 알린 그가 계속해서 최고로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인터뷰 이후 다시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소처럼 해야할 일을 할 것이다. 다시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해야할 일을 하는 일. 불의의 부상부터 현재의 자리에 오기까지 늘 해오던 것이다. 

나이 29세 315일의 감독은 자신이 사랑하는 클럽을 위해, 계속 나아가고자 한다. 최연소의 역사는 썼지만 멈춤은 없다. 메이슨 임시 감독이 팀을 끌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영국 런던/타워 브릿지), 축구 통계사이트 <옵타>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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