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2배로" 바이든표 부자증세..테슬라·FAANG 취약

윤세미 기자 2021. 4.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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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자 증세'를 본격화한다. 고소득층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현행 20%에서 39.6%로 두 배 가까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경제 재건,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의 일환이다.

월가는 이번 증세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세가 증시 랠리에 찬물을 뿌리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세금 인상률이 절충되고 증시 매도 움직임도 단기에 그치리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FP

바이든표 '부자 증세'...인프라 투자 재원 확보 목적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현행 20%에서 39.6%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투자소득에 대한 3.8% 부가세를 합치면 투자자에 대한 연방세율이 43.4%까지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밖에 연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현행 37%에서 39.6%로 끌어올리고 상속세를 인상하는 내용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주 1조달러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자 증세 계획을 함께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가족 계획은 바이든표 인프라 투자 2탄으로 보육, 교육 등의 '사회적 인프라'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말 2조25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원 마련의 방법으로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로이터는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찬 경제 재건 아젠다를 추진하면서 자금 조달을 위해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세제 개편에 나섰다고 짚었다.

그러나 바이든표 증세안이 의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상원 50석을 차지하는 공화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법인세 인상에도 회의적인데, 관측통들은 자본이득세 세율은 25%선에서 절충될 것이고 아무리 높아져도 30%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본다. 페더레이티드에르메스의 스티브 치아바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장 세고 진보적인 제안이 나올 것이다. 결국 바이든은 39%가 아니라 29% 세율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증시 여파 촉각..."단기 매도 우려, 고성장주 취약"
월가는 이번 증세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본이득세는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자본자산 거래에서 얻는 양도차익에 부과하는 세금인 만큼 월가에 중요한 문제다. 간밤 뉴욕증시는 증세 공포에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0.94% 내렸고, S&P500지수가 0.92%, 나스닥지수가 0.94% 각각 떨어졌다.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의 사미르 사마나 수석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법인세 인상보다 자본이득세 인상이 더 우려스럽다. 사람들의 투자에 훨씬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BS는 "증세가 시장의 투자심리를 훼손하고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촉발한다"면서 "이번 증세 제안은 S&P500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7% 갉아먹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바이든의 증세 계획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에서 이미 공개됐고 오랫동안 예상됐던 내용인 만큼 매도 움직임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자본이득세 인상을 앞두고 주가는 떨어지고 주식 투자 배분은 줄고 모멘텀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주식 매도도 단기에 그치며 이후 여러 분기에 걸쳐 반등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3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마지막으로 자본이득세를 올렸을 때 상위 1% 부유층은 주식을 매도했지만 그 해 S&P500지수는 30% 오르면서 거의 10년 만에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단기 매도 움직임에 가장 취약한 건 코로나 팬데믹에서 두드러진 상승률을 거둔 종목들이 꼽힌다. 치아바론 매니저는 "자본이득이 많이 내재된 종목들이 자본이득세 인상에 가장 취약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00% 오른 테슬라나 증시 랠리를 주도한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 등이 대표적이다. 패션회사 갭, 엘브랜즈, 전자상거래회사 엣시 등도 12개월 동안 2배 이상 뛴 종목들이라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간밤 테슬라 주식은 증세 소식 후 장중 3.3% 하락했고, 애플이 1%, 페이스북이 1.5% 각각 밀려났다.

자본이득세가 일정 수준으로 인상된 뒤에는 배당주의 매력이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NFJ인베스트먼트그룹의 번스 맥킨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적격배당소득의 최고세율은 20%이기 때문에 자본이득세가 그보다 높아지면 배당주가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S&P500지수 주요 배당주로 구성된 SPDR S&P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는 간밤 0.77% 내려 전체 시장에 비해 완만한 낙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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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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