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역사의 현장에서 4·3문화예술마당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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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조선 후기 이후 관리들의 학정에 맞서 일어난 민란에는 언제나 '장두'가 있었다.
신축년인 1901년 이재수란(신축항쟁)의 장두 이재수도 그 길을 따랐고, 4·3 당시 제주도인민유격대(무장대) 사령관 이덕구도 그들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해마다 4·3 예술축전을 열어온 제주민예총(이사장 이종형)이 올해는 '4월의 봄, 다시 역사 앞에 서다'라는 주제로 역사의 현장을 찾아 25일부터 6월5일까지 3차례에 걸쳐 현장예술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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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조선 후기 이후 관리들의 학정에 맞서 일어난 민란에는 언제나 ‘장두’가 있었다. 민란의 지도자라 할 수 있는 장두는 민란의 와중이나 끝난 뒤 최후를 맞았고, 제주도민들 사이에서는 전설로 남았다. 민란은 지금말로 하면 ’항쟁’이다. 신축년인 1901년 이재수란(신축항쟁)의 장두 이재수도 그 길을 따랐고, 4·3 당시 제주도인민유격대(무장대) 사령관 이덕구도 그들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이재수는 설화의 주인공이 됐고, 그의 죽음을 애석하게 여긴 주민들은 6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 비석을 세워 추모했다.
그러나 4·3 당시 무장대 사령관을 지낸 ‘이덕구’는 잊히기를 강요당하는 이름이다. 4·3특별법이 개정되고 4·3 수형인들이 재심 청구소송에서 무죄를 받아냈지만, 일부 무장봉기 주도세력은 ‘항변’도 하지 못한 채 여전히 ‘폭도’로 남아있다. 제자들로부터 ‘인자한 선생’으로 알려진 이덕구는 ‘수괴’, ‘폭도대장’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7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해마다 4·3 예술축전을 열어온 제주민예총(이사장 이종형)이 올해는 ‘4월의 봄, 다시 역사 앞에 서다’라는 주제로 역사의 현장을 찾아 25일부터 6월5일까지 3차례에 걸쳐 현장예술제를 한다.
오는 25일에는 한라산 성판악에서 가까운 궤펜이(산란이)오름에서 ‘진달래꽃 타올라’라는 예술제를 연다. 궤펜이오름은 한라산 깊숙한 곳에 자리잡아 산사람들(무장대)의 활동지이면서 중산간지역 주민들이 토벌대를 피해 한겨울을 보낸 피신처 역할을 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산사람들의 길을 따라 순례길을 걷고 ‘해방의 몸짓, 치유의 소리’ 공연을 통해 잊히길 강요당하는 이름들을 기억해내는 시간을 갖는다.
다음달 15일엔 ‘이실 재 지킬 수’ 대정고을 예술제가 대정고을에서 열린다. 신축항쟁 당시 장두의 탄생과 출정식이 이뤄진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에서 신축항쟁부터 4·3까지 이어져 오는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자리로 신축항쟁의 의미를 알리는 퍼포먼스와 마당극으로 치러진다.
6월5일에는 ‘덕구 덕구 이덕구’ 산전 예술제가 이른바 이덕구 산전으로 알려진 북받친밭에서 산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현장예술제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사전 신청자에 한해 참가할 수 있다.
이종형 이사장은 “4·3특별법 개정은 미완의 진실, 4·3의 역사적 정명을 위한 하나의 시작이다. 올해 신축항쟁 120주년을 맞아 신축항쟁부터 4·3항쟁까지 이어져 오는 제주민중들의 저항과 항쟁의 의미를 기억하고 새롭게 인식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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