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대신 스푸트니크?.."검증 필요" vs "일단 맞자"
시민들 사이에서도 입장 나뉘어..백신 논란
전문가 "백신 관한 정보 투명하게 공개해야"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정부가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 수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시민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은 수입이 된다 해도 맞지 않겠다는 입장과 집단면역으로 일상을 되찾기 위해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수입돼 요양병원·시설 내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됐지만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23일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OECD 회원국 37개국 중 35위이다. 코로나 종식 선언을 한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일본만 유일하게 우리보다 접종률이 낮다.
또한 오는 2분기 접종 대상자 1200만명이 백신을 두 번씩 맞으려면 2400만회분이 필요하지만 들어올 백신은 AZ, 화이자 백신 모두 합쳐도 30% 가까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백신 수급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자 정부는 러시아산 백신 도입을 검토 중이다.
질병관리청 등 관계 부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외교부 중심으로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자료를 수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참모진 건의에 따라 기존 백신 외에 안정성이 확보된 백신 도입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가운데 화이자를 맞고 싶다는 직장인 박모(27)씨는 "스푸트니크V는 개발 초기에 '물백신'이라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로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것 같다"며 "효능뿐 아니라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하는데 백신 맞고 부작용으로 고생하기보단 차라리 백신을 안 맞고 마스크 쓴 채로 생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모(32)씨는 "스푸트니크V가 60개국에서 사용승인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대부분 의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국가에서 써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화이자, AZ 등 백신보다 러시아산 백신은 못 미덥다"고 했다.
주부 김모(45)씨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정부가 최종 3상 임상을 마치기 전에도 백신 승인을 냈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접했는데 백신 물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들여야 한다는 게 맞는 건지 확신이 안 선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백신 종류와 상관없이 하루 빨리 집단면역을 이뤄 이전의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직장인 최모(27)씨는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다닌 지 1년 정도 됐는데 이런 식으로 제약이 있는 일상에 지쳤다"며 "일단 백신 종류와 무관하게 하루빨리 집단면역을 이뤄서 일상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윤모(25)씨는 "코로나19 이후에 공고가 안 떠서 취업 시기도 늦춰지고 있는데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이게 코로나 위기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며 "하루빨리 일상을 찾는 게 우선이기 때문에 백신 종류는 상관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 백신의 효능이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기우라는 의견도 있다.
이모(55)씨는 "러시아 백신뿐 아니라 다른 백신들도 안정성에 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일단 정부가 사람들의 걱정을 해소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백신을 검토한 뒤 구입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의 불안감이 큰 만큼 정부가 백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이 백신의 효능이나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도록 정부가 스푸트니크V의 임상정보나 실제 접종한 나라에서의 안정성 효과 등 정보를 잘 조사해서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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