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환경 우수' 보고서에서 사라져"..환경단체 지적

'가덕도' 빠진 부산시 자연환경조사보고서 홈페이지에 게시
가덕도 멸종위기 동식물에, '우수생태계' 단락은 통째로 삭제
지적 일자 부랴부랴 원본으로 교체한 듯
부산환경운동연합 "신공항 건설 차질 생길까 봐 그런 것"

제2차 부산 자연환경조사보고서 원본과 수정본 비교. 부산환경운동연합 제공

부산시가 신공항 건설 예정지인 가덕도의 우수한 자연환경을 언급한 내용을 환경조사보고서에서 누락시켜 공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부산시에 자연환경조사보고서 조작에 대한 진상규명과 민관 조사단 구성을 촉구한다"고 23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까지 부산시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제2차 부산 자연환경조사보고서'에서 원본과 달리 가덕도의 생태 우수성을 언급한 부분이 왜곡되거나 누락된 부분을 발견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이 2016년 작성한 이 보고서 원본에는 '12절 우수생태계' 단락이 14쪽 분량으로 들어 있었으나, 이 내용은 삭제돼 있었다.

또 가덕도 권역 멸종위기종 동식물(특정종 75종, 멸종위기Ⅱ급 1종, 희귀식물 10종) 내용도 삭제됐으며, '가덕도'라고 특정한 부분도 '서부산권역'으로 수정하거나 아예 가덕도라는 단어를 삭제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환경운동연합이 이를 인지하자, 부산시는 지난 20일 해당 보고서를 원본으로 교체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조사연구를 수행한 부산발전연구원은 최종보고서 이후 수정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내용을 수정한 주체는 부산시로 추정된다"며 "생태자연도 1등급, 해양생태도 1등급,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천연기념물 분포지역인 가덕도의 가치가 알려져 신공항 건설에 차질이 생길까 봐 그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조사를 해놓고 보고서에 적힌 가덕도의 우수성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누구의 지시로 조작했는지 경위를 명백히 밝히고 부산시민에게 낱낱이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