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프라 투자 '4분의 1'로 줄이라는 공화당..접점 찾을까

공화당, 568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법 공개

매코널 "합리적이고 초당적, 여권 적극 검토 당부"

대통령안의 4분의 1...핵심 사안인 '증세'는 실종

WSJ "접점 찾기 어려워...與 단독 처리도 고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국 공화당이 2조3000억 달러(약 2570조원)에 달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인프라 법안을 4분의 1수준으로 줄인 공화당표 법안을 역제안했다. 민주당의 대선 공약이자 기후 변화 대처를 위한 기반시설 관련 내용은 완전히 제외하고, 전통적 의미의 인프라에만 제한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2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날 5680억 달러(약 636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법안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전체 금액의 과반인 2990억 달러를 도로·교량에 투자하고 △초고속 통신망에 650억 달러 △대중교통 시스템에 610억 달러 △공항에 440억 달러 △식수·오수처리 시설에 350억 달러 △철도에 200억 달러 등을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여야 간 핵심쟁점인 '증세'는 아예 빠졌다. 공화당은 2페이지 분량의 법안 제안서에서 세금을 높이는 대신 전기자동차 사용료를 징수하고 기존 조세 수입이 많은 주(州)정부의 지출 용도를 변경해 재원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원 조달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은 명시하지 않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새로운 제안은 합리적이고 초당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해당 법안을 주도한 셸리 무어 카피토 공화당 상원의원도 "공화당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인프라 투자"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검토해볼 만한 제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내 반대파와 공화당 측에 "협상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여권이 공화당의 이번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적다고 WSJ은 내다봤다. 대통령안에 비해 규모가 지나치게 줄어든 데다 핵심 사안인 재원 마련 방안에서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공화당의 협조를 구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가 가능한 예산조정권 동원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인프라 투자법안은 10년 간 교통·인프라·전기차에 6210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 외에 △온실가스 저감·학교·전력·상수도 개선 5610억달러△고령층 및 장애인 지원 4000억 달러 △제조업 활성화 3000억 달러 △주택 건설 및 개보수 2130억 달러 △광대역 네트워크 확대 1000억 달러 등의 내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하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자본이득세를 현행의 두배 수준인 39.6%로 높이는 등 증세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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