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리지 마세요, 아픈 거예요"..20대 희귀병 환자의 호소
[앵커]
희귀병인 '소뇌위축증'은 몸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소뇌'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쪼그라들어 서서히 몸을 못 쓰고 말을 못 하게 되는 병입니다.
치료할 방법이 없어 막막함 속에 찾아오는 절망감을 오로지 환자의 의지로 이겨내야 하는데, 우리 사회 일부의 잘못된 시선들이 이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한 환자의 호소, 황진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리포트]
올해 29살인 박지은 씨입니다.
보행기 역할을 하는 유모차를 잡아야 겨우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잡을 게 없으면 낮은 턱조차 오를 수가 없습니다.
["올라가고 싶은데 다리가 땅에 붙어서 안 올라가요."]
계단을 오를 때도 마찬가집니다.
난간과 벽을 잡지 못하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습니다.
거동이 이렇게 불편해진 건 5년 전 발병한 소뇌위축증 때문입니다.
몸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소뇌가 위축돼서 근육을 제대로 못 움직이게 되는 병입니다.
현대 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한데, 유전적 요인이나 후천적인 요인으로 발병합니다.
증상 발현 후 10년 안팎이 되면 대부분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박계원/교수/의정부을지대병원 : "어느 순간부터는 지팡이가 필요해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휠체어가 필요해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전적으로 남에게 의존하게 되고 이런 경과를 밟게 되죠."]
5년 동안 많은 눈물을 흘린 박 씨는 자신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거리에서 만나는 일부의 불편한 시선은 힘이 듭니다.
[박지은/가명/소뇌위축증 환자 : "술에 취했다거나 이상한 사람이거나 이런 식으로 오해를 하시니까 환자들은 굉장히 마음이 서럽거든요. 눈치를 봐야 되고..."]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일상의 투병기를 유튜브로 남기기 시작한 박 씨.
남은 삶의 하루하루는 다른 사람들과 밝고 맑은 시선을 주고받길 소망합니다.
KBS 뉴스 황진우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차영수
황진우 기자 (sim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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