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학생 원탁회의 "'이남자'·'이대녀' 세대론 거부한다"
"기후위기·비정규직·젠더차별 등 말 않는 정치 중단해야"
청년기후긴급행동·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등과 각 대학의 노학연대모임 등이 모인 원탁회의는 23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대론을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게 활용하는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마찬가지"라며 "청년세대가 놓인 나이 외 사회적 관계를 은폐하며, 청년세대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4·7 재보궐 선거결과와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20대 남성을 일컫는 '이남자', 여당과 군소정당에 많은 표를 준 것으로 분석된 '이대녀'(20대 여성) 등의 용어도 비판했다.
원탁회의는 "모든 세대와 마찬가지로 청년 역시 사회적 존재다. 청년을 세대 틀로만 보는 세대론은 청년세대의 다양한 정체성과 삶의 조건을 오직 나이의 문제로 치환한다"며 "청년세입자와 임차인의 관계, 청년 노동자와 사용자와의 관계, 청년 여성과 청년 남성 간의 관계,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의 관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닌 사회적 권력관계로 구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양당과 매스컴이 말하는 '세대'는 협소하기도 하다. 이미 교육기회를 상품으로 거래하고 있는 현실이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결과를 낳고 있다"며 "수억의 기본 자산이 있어야만 허용되는 '영끌신화' 역시 일부 청년들에게만 허용된 경쟁이다. 공정과 능력주의 논리의 이면엔 계층과 불평등이 존재하지만 그들은 세대의 외피만 보며 청년세대의 시대정신을 멋대로 각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청년들의 사회적 관심주제를 대변하는 참여단체들이 각각 발언에 나섰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환경부를 찾아가 기후위기에 적합한 정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지만 수개월 간 지켜본 결과 실망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 안전을 비용으로, 생태를 자원으로, 목숨을 부품으로 여기는 현실이 고쳐지지 않으면 (모든 부담이) 개인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여성도 100일간 의무적으로 군사훈련을 받게 하자며 모병제 전환 및 '남녀평등 복무제' 도입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의 문봄은 "페미니즘 '백래시'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패배원인으로 여성들의 페미니즘을 탓하며 군복무(문제)로 '이남자'를 잡으려고 한다"며 "청년세대에 소모적인 갈등이 있으면 기득권과 5060은 쏙 빠질 수 있다. 청년들이 마주한 문제에 대한 어떤 대안도 없고, 정치적 전략이며 표를 얻기 위한 말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청년여성으로서 가부장제가 매순간 여성을 억압한다는 것을 느낀다. 여성혐오 범죄는 물론 성차별 채용 등은 당장 청년여성 앞에 놓인 문제"라며 "'여성이라서',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 등의 말로 (이를) 정당화하는데 이런 사회에 살고 싶지 않다. 저는 청년여성이 정치적 주체가 되는 다른 시대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트랜스젠더인권모임 튤립연대의 한빛은 "고(故) 변희수 하사의 49재가 얼마 전에 있었다. 트랜스젠더는 인생에서 가정·공공기관·일터 등 앞에서 '너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왜 굳이 트랜스젠더로 사는지'를 질문받는다"며 "소수자들이 내팽겨쳐진 기존의 정치질서, 이길 수 없는 경쟁으로 수많은 이들을 몰아넣는 질서로는 인간다운 삶을 꿈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지난해 11월 대학민주화를 위한 대학생연석회의가 제안한 '청년학생운동 새판짜기'에서 처음 제안됐다. 원탁회의는 지난 6일 취지에 동의하는 100인의 성명을 토대로 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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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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