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의혹에도.. 靑, 親정부 이성윤 '檢총장' 밀어붙이나

염유섭 기자 2021. 4. 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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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개최를 일주일 앞둔 23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밝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자 '친정부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수사 외압 의혹' 논란에도 차기 총장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초읽기에 접어든 상황인데도 청와대와 법무부가 이 지검장 임명 절차를 강행할 경우에는 검찰 내부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현 정부와 검찰 간의 갈등이 다시 한 번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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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감고… :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외압 의혹’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요청 다음 날인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로 출근하면서 관용차 뒷좌석에 앉아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대통령 철학 상관”

기소 초읽기인데 임명 강행땐

검찰 내부 거센 반발 불보듯

정부-검찰 갈등 다시 고조될 듯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개최를 일주일 앞둔 23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밝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자 ‘친정부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수사 외압 의혹’ 논란에도 차기 총장으로 임명하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지검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초읽기에 접어든 상황인데도 청와대와 법무부가 이 지검장 임명 절차를 강행할 경우에는 검찰 내부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현 정부와 검찰 간의 갈등이 다시 한 번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장관 집무실로 출근하며 기소 위기에 직면한 이 지검장이 총장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후보가 누구라는 건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추천위 위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해서 압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밝혀 이 지검장이 여전히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란 점을 암시했다. 박 장관은 법무부가 오는 29일 오전 10시로 추천위원회 일정을 확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추천위 회의는 절차가 하나 끝나 다음 절차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일정”이라며 “일선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상관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전날(22일)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것을 두고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7월 ‘채널A 사건’을 두고 수사심의위가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不)기소’를 의결했지만, 이 지검장이 이끄는 수사팀(정진웅 당시 형사1부장)은 되레 나흘 뒤 한 검사장에 대한 ‘육탄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지검장은 한 검사장의 무혐의를 결재해달라는 수사팀 요청도 수차례 거절 중이다. 그는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도 무시했다. 수도권 지검 차장검사는 “본인이 무력화한 제도를 본인 기소를 늦추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선 검사도 “수사심의위 권고는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전례를 만든 게 이 지검장”이라며 “국내 최대 지방검찰청 수장인 이 지검장이 이제 와서 약자 보호를 위해 만든 수사심의위를 찾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순적 행태”라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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