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이성윤 수사심의위' 연다.."개최일시 신속 결정"
"심의 대상에 공소제기·수사계속 여부 포함"
이성윤이 요청한 수사자문단 소집은 불수용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대검찰청(대검)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대검은 23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관련 사건에 대해 피의자의 신분, 국민적 관심도,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한 뒤 수원고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검 측은 "다만 심의 대상과 관련해서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호를 위해 수사팀과 피의자의 공통 요청 대상인 '공소제기 여부' 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요청 사안인 '수사계속 여부'도 포함하도록 했다"며 "수사심의위 개최 일시는 위원회에서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히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검장 측은 '수사 편향성 및 공정성' 등 검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날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대검에는 전문수사자문단(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했다.
이 지검장 측은 "관련자들의 진술 등에 의해 이 지검장이 외압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할 것인지 고심했다"고 전했다.
이 지검장 측은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이 지검장의 기소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이 지검장이 안양지청의 특정 간부에게 전화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수사 내용까지 상세하게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 보도 내용이 수사팀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고 이는 편향된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본 나머지 성급하게 기소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는지 염려된다"며 "법률전문가들과 일반 국민들의 시각을 통해 이 지검장이나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 분명히 규명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 측이 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면서 법조계 일각에서는 '29일 예정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를 앞두고 기소 등을 미루기 위한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4일 사퇴한 이후 후임 총장 인선이 별다른 진전 없이 약 한 달 넘게 공전한 가운데 최근 법무부는 29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후보추천위 일정이 잡히면서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 등 절차를 통해 수사 공정성 등을 따져보면서 검찰의 기소를 최대한 늦춰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 의혹 수사를 담당한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사실상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로 결정하고 이 같은 방침을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은 이 지검장의 의도를 파악한 듯 전날 대검에 직접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는 등 속도전에 나섰다.
수사심의위 소집을 위해서는 각 검찰청에 설치된 검찰시민위원회가 부의심의위원회를 통해 타당성 등을 판단한 뒤 사건을 수사심의위로 넘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통상 2~3주의 시간이 걸리는데, 수원고검은 이같은 절차를 생략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수사심의위가 소집될 수 있도록 전날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직접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수원고검 측은 전날 "사건 관계인이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는 경우 부의심의위원회 구성 등 절차를 거쳐야 해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 제8조(검사장의 위원회 소집 요청) 제1항에 따라 수원고검장이 직접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수사심의위원회의 신속한 소집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대검은 이 지검장의 수사자문단 소집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사심의위를 소집하기로 한 점을 고려해 별도의 수사자문단은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대검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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