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화이자 백신 가격.."EU, 26% 비싼 값에 추가협상"
현지 시간 21일 스페인 유력매체인 라 방구아르디아(La Vanguardia)는 EU와 화이자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바이오앤텍과의 계약서를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출된 계약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EU가 화이자와 맺은 백신 1회분 계약가격은 15.5유로(2만1000원)입니다. 화이자는 EU와 계약을 맺으면서 1억 회 분은 17.5유로, 추가 1억 회 분은 13.5유로로 책정해 추가 구매 시 할인정책을 사용했습니다. 당시 EU는 모두 2억 회 분을 구매했고 결국 평균적으로 1회분당 구매가격은 15.5유로가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EU는 화이자 측과 내년과 후년에 쓸 백신 18억 회 분에 대한 계약을 진행 중이지만 화이자 측이 높은 가격을 부르면서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시간 12일 불가리아 총리인 보이코 보리소프(Boyko Borissov)는 화이자가 EU에 판매할 코로나19 백신 1회분에 대해 19.5유로(2만6000원)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EU가 처음 계약을 맺은 가격보다 25.8%나 높습니다.
화이자사의 우월적 지위는 계약조건으로도 확인됩니다. 라 방구아르디아가 확보한 EU와 화이자의 계약서에 따르면 화이자는 계약에 백신 접종에 따른 모든 부작용에 관한 면책조항도 명시했습니다. 부작용에 따른 모든 책임은 EU와 접종을 하는 국가에 있다는 겁니다.
가격은 추가계약이 늦어질수록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화이자는 지난해 7월 미국 정부와 1억 회분 계약을 맺으면서 백신 1회분 공급가격을 19.5달러(2만2000원)로 체결했습니다. 이후 EU는 미국보다 3배나 많은 물량을 계약하면서도 1회 분당 우리 돈 천 원에 불과한 가격할인을 받았고 이제는 추가 대량구매를 계획하고 있지만, 오히려 가격은 더 오르고 있는 겁니다.
백신 수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백신 공급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화이자에 추가 구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화이자에 백신을 추가로 구매하는 대신 일부 물량의 공급을 앞당겨달라고 조건을 걸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데다 화이자가 대량 계약 위주로 협상을 우선 진행하다 보니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정부는 앞서 2,600만 회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현재까지 들어온 물량은 175만 회분에 그치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전 세계 백신 확보 경쟁의 승자는 화이자가 될 거란 예상이 나옵니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Bernstein)의 로리 갤(Ronny Gal)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 메모에서 올해 화이자가 240억 달러(약 26조8752억 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세 줄 요약입니다.
1)세계 각국 : 제발 백신 좀 팔아줘
2)화이자 :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3)우리나라 :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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