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윤여정과 아카데미 화이트(#AcademySo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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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21일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 회원 9300명의 투표가 마무리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 시골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 이민자 가족을 그린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주요 6개 부문 후보 중 몇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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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문화부장
26일(현지시간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21일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 회원 9300명의 투표가 마무리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 시골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 이민자 가족을 그린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주요 6개 부문 후보 중 몇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까. 무엇보다 배우 윤여정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을 수 있을까.
윤여정은 각종 수상 여부 예측 투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여우조연상은 어맨다 사이프리드의 수상이 유력했지만 지금은 윤여정으로 흐름이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AP는 “여러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경쟁해왔지만, 윤여정이 확실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독특한 한국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이 수상자가 될 것이고 수상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배우조합상과 영국 아카데미상 등을 휩쓸며 멈출 수 없는 추진력을 얻은 윤여정 배우의 수상 가능성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로선 낯익은 한국식 할머니를 그냥 그대로 편안하게 연기한 윤여정 배우 그리고 윤여정의 순자가 미국 비평가와 관객들에게 이렇게 인상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꽤 놀랍긴 하다. 어쩌면 오랜 삶의 기복 속에 슬픔과 기쁨을 모두 품고, 학교가 아닌 삶에서 배운 지혜를 보여주며 고통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한국 할머니 캐릭터가 서양 관객들에겐 꽤 새롭게 다가간 모양이다. 물론 여기에는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문화 중심을 흔들고 있는 다양성, 그리고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문화적인 응답이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2016년 유명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 등은 그 전해에 이어 아카데미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 20명이 모두 백인이라며 ‘아카데미 불참’ 선언을 했다. 이는 곧 SNS에서 #아카데미소화이트(AcademySoWhite)운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당황한 아카데미 측은 회원 중 여성과 소수계의 비율을 2020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게 5년이 흐른 올해, 다양성은 아카데미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23개 후보 중 여성이 76명이며, 복수의 여성이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흑인 감독과 배우가 만든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고 채드윅 보즈먼은 남우주연상, 비올라 데이비스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아시안의 부상’이다. 보수적이고 편협한 백인 중심의 문화 흐름은 인종과 성별, 성소수자 등으로 차례차례 깨어지다 드디어 아시안에까지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서구의 관점에서 보면 아시안은 문화적 역사를 공유하지 않은, 문화적 타자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또 문화적으로도 약자라고 할 수 있다. 아카데미에서 미나리가 선전하기를, 윤여정 배우가 수상하기를 기원한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상투적 문구나 ‘국뽕’에 취하려는 것이 아니다. 먼 훗날 돌아보면 역사적인 흐름이 될 문화의 다양성 진격에 아시아 그리고 우리가 방향을 바꾸는 상징적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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