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기 의혹 기성용 "아버지에 축구센터 일임.. 모든 게 제 불찰" [전문]

남지현 기자 2021. 4. 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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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투기 의혹에 휘말린 FC서울 소속 프로축구 선수 기성용이 23일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된 명백한 제 잘못”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다만, 토지매입 경위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해 모든 걸 일임했다”면서 투기 목적이 아니었고 불법인 줄도 몰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기성용은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명확히 전달이 될 것 같아 글을 올린다”며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농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토지를 매입한 배경에 대해 “2016년도 아버지가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저는 외국에서, 또 대표팀에서 어렵고 벅찬 시간들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어 아버지가 이제껏 그러셨듯 잘 진행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거라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조차 몰랐다”고 했다.

이어 “며칠 전 H일보 기자가 구단을 통해 연락을 했고, 그제야 농지가 있었고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된 명백한 제 잘못”이라고 적었다.

앞서 기성용은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단장과 함께 지난 2015~2016년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동 한 공원 안팎의 토지 10여개 필지를 수십억 원에 매입했다. 기성용 부자가 사들인 토지에는 논·밭 등 농지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당시 기성용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던 점에서 미뤄 기성용 부자가 현실적으로 농사를 지을 의사와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농지를 매입하고, 농지 구입 시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농업경영계획서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이 매입한 농지가 현재 크레인 차량 차고지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불법 형질변경 혐의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성용 부자가 산 토지는 광주광역시가 추진 중이던 민간공원 특례사업 부지인 미륵공원에 걸쳐져 있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기성용은 시세 차익을 보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제가 돈만 좇아 살려고 했다면 같은 해 중국에서 큰 액수의 오퍼가 왔을 때에도 분명히 흔들렸을 것이고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정말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 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다면 스스로 부끄러울 것이고 제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수사에도 진실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22일 기성용 부자를 농지법 위반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불법 형질변경)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다음은 기성용 선수 입장문 전문.

또다시 이 공간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게 될 줄 몰랐는데 참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뿐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 공간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명확히 전달이 될 것 같아 글을 올립니다.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2016년도 아버지께서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또 대표팀에서 어렵고 벅찬 시간들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어 아버지께서 이제껏 그러셨듯 잘 진행하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거라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며칠 전 한국일보 기자님이 구단을 통해 연락이 오셨고 그제야 농지가 있었고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된 명백한 제 잘못입니다.

23일 FC서울 소속 기성용 선수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내놓은 입장문./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제가 돈만 좇아 살려고 했다면 같은 해 중국에서 큰 액수의 오퍼가 왔을 때에도 분명히 흔들렸을 것이고 거절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돈이 주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발버둥치는 제가, 정말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다면 스스로 부끄러울 것이고 제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든 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 철저히 스스로 모든 것을 검토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수사에도 진실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FC서울 구단과 팬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앞으로 선수생활에 더욱 전념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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