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100골' 제노아 판데프의 북마케도니안 전설..그 마지막장

이형주 기자 2021. 4. 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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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아 CFC 공격수 고란 판데프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축구계 포로 로마노가 이곳에 있다. 

고대 로마 제국의 수도 로마에는 포로 로마노가 존재했다. 로마인의 광장이라는 뜻을 가진 포로 로마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시설들이 밀집된 장소였다. 당시 사람들은 포로 로마노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 포로 로마노처럼 STN 스포츠가 세리에A 관련 담론을 전하는 연재물을 준비했다.

포로 로마노 유적지

-[이형주의 포로 로마노], 61번째 이야기: '100골' 제노아 판데프의 북마케도니안 전설…그 마지막장

고란 판데프(37)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제노아 CFC는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구리아주 제노바에 위치한 루이지 페라리스에서 열린 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32라운드 베네벤토 칼초와의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제노아는 리그 3연패를 막았고 베네벤토는 리그 4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37세 판데프가 다시 한 번 팀을 구했다. 판데프는 이번 베네벤토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이를 통해 팀의 2-2 무승부를 견인하며 승점 1점을 가져왔다. 

판데프는 전반 10분 0-1로 뒤진 상황에서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전반 10분 케빈 스트루트만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했다. 이 크로스가 페데리코 발바를 거쳐 상대 골문 앞으로 갔다. 골문 앞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유지하던 그가 공을 차 넣었다. 

제노아는 다시 실점하며 또 한 번 끌려갔지만 이번에도 판데프가 있었다. 전반 20분 다비데 자파코스타의 슈팅이 펄파림 히테마이, 파비오 데파올리를 맞고 상대 박스 왼쪽으로 갔다. 판데프가 이를 잡아 공을 지켜낸 뒤 슈팅으로 또 한 번 골망을 갈랐다. 

이날 무승부를 통해 얻어낸 1점은 단순한 1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단 제노아는 이 1점으로 승점 33점을 기록하게 되면서 강등이 되는 18위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렸다. 잔여 6경기를 남은 상황에서 안심할 수 있는 승점 차가 아니지만, 상위권 팀들에 비해 승점 획득이 어려운 것이 하위권 팀들임을 감안하면 좋은 위치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번 경기에서 베네벤토를 상대로 무승부를 만들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베네벤토는 23일 현재 제노아와 승점 2점 차가 나는 17위다. 잔류 경쟁팀에 패했다면 위험할 수 있었는데 이를 막은 것이다. 판데프가 해낸 일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판데프는 1983년 생의 스트라이커다. 일찍부터 주목받은 그는 특히 세리에 A 무대에서 맹활약했다. SS 라치오, 인터 밀란, SSC 나폴리, 제노아 등에서 펄펄 날았다. 특히 2009/10시즌에는 인테르에서 팀의 트레블(세리에 A, 코파 이탈리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3관왕)에 공헌하기도 했다. 

판데프는 제노아에 지난 2015년 합류했다. 첫 시즌 그답지 않게 리그 15경기 무득점으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다음 시즌부터 3골, 5골, 4골, 9골로 한 시즌만 빼고 계속 득점이 상승하는 모양새다. 올 시즌도 6골로 준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한 골, 한 골이 승점에 결정적인 골이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선발과 교체를 오가면서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판데프는 이번 베네벤토전 멀티골로 북마케도니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5대리그 통산 100골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그야말로 북마케도니안 전설을 집필하고 있는 판데프다. 

그런 판데프에게 있어 이번 시즌은 전설의 마지막장이 될 확률이 높다. 지난 1월 판데프가 직접 은퇴를 할 확률이 높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1월 이탈리아 언론 <스카이 스포츠 이탈리아>에 따르면 판데프는 "(1년 연기된) 유로 2020이 열리는 2021년 대회를 마친 후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내 축구 인생의 끝이 다가오는 것 같다. 현역 생활을 정리하면 이 곳 제노바에서 계속 살며 여생을 보낼 생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바뀔 수 있지만, 변수가 없다면 그가 클럽 축구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마지막 시즌이 이번 시즌이고, 그를 국가대표팀 축구에서 보는 마지막 대회가 이번 유로 2020인 것이다. 황혼이다. 

은퇴 고려가 제노아 팬들에게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판데프다. 제노아의 잔류 이후 북마케도니아의 유로 선전을 이끈 뒤 화려한 마무리를 짓는 것을 판데프는 생각 중일 것이다. 판데프가 집필하고 있는 북마케도니안 전설의 마지막장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해피엔딩을 꿈꾸는 판데프, 그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이탈리아 로마/포로 로마노)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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