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레알 뉴 보석' 블랑코, 미친 롱패스 구질+PA 92%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78번째 이야기: '레알 뉴 보석' 블랑코, 미친 롱패스 구질+PA 92%
안토니오 블랑코(20)가 깜짝 활약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 카디스주의 카디스에 위치한 라몬 데 카란사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카디스 CF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레알은 리그 2경기 만에 승리했고 카디스는 리그 2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올 시즌 레알은 그야말로 줄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선수들이 부상으로 아웃된 횟수만 더해도 지난 17일 기준으로 54회다. 거의 전 포지션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지네딘 지단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꾸리기도 힘든 처지다. 비록 코파 델 레이에서는 탈락했지만, 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다.
가용 선수들의 이탈은 지단 감독이 유스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콜업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지단 감독은 올 시즌 레프트백 미겔 구티에레스, 센터백 빅토르 추스트, 윙포워드 마빈 박, 미드필더 세르히오 아리바스 등 다양한 선수들을 올려 쓰고 있다.
이번 헤타페전을 앞두고도 레알은 줄부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미드필더진의 출혈이 심했다. 루카 모드리치가 등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토니 크로스도 내전근 불편함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으로 격리됐다. 카세미루를 빼면 가용자원이 없었다. 이스코 알라르콘 등의 미드필더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은 있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성향이 강했다.
지단 감독은 이에 레알 유스팀의 안토니오 블랑코를 전격 선발로 내세운다. 블랑코는 직전 경기 헤타페 CF전에서 교체로 막 라리가 데뷔만 한 선수였다. 선택지가 거의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다른 유스 선수를 쓸 수도 있었다. 지단 감독이 블랑코를 택한 건 이 어린 미드필더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지단 감독이 블랑코를 그저 경기장에 방치한 것은 아니었다. 수비력이 좋은 카세미루를 붙여 3-4-3 포메이션을 운영했다. 궂은 일을 해줄 수 있는 카세미루라면 블랑코가 좀 더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것이라 봤다.
이 지단 감독의 선택이 대박을 쳤다. 이 20세의 미드필더는 이날 카디스전이 라리가 선발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활약을 펼쳤다. 블랑코와 카세미루가 올 시즌 돌풍의 팀 카디스를 상대로 중원을 완전히 장악해버렸고 레알이 3-0으로 승리했다.
블랑코가 모든 면에서 다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돋보였던 것은 패스였다. 카스티야에서 킥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블랑코는 신들린 듯 미친 패스를 뿌려댔다. 짧은 패스든 롱패스든 마찬가지였다.어떤 때는 공을 밀어 때렸고, 어떤 때는 공을 깎아 찼다. 패스마다 다른 구질에 상대 수비수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전반 8분 오른쪽 측면에서 반대편의 마르셀루 비에이라에게 보낸 롱패스, 전반 36분에 다시 오른쪽 측면에서 반대편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보낸 롱패스는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같은 날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 스코어>에 따르면 블랑코는 이날 패스 성공률(PA-Pass Accuracy) 92%(54/59)를 기록했다. 롱패스와 도전적인 패스를 곁들이며 만든 기록이었다. 걷어내기 2회, 슈팅 블록 2회, 가로채기 2회, 태클 성공 1회도 곁들였다. 신성의 등장을 알리는 듯한 기록이었다.
레알은 여전히 크로스, 모드리치의 출전이 불투명하고, 코로나 의심이던 발베르데는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 이에 다가오는 25일 레알 베티스전에도 블랑코가 나올 확률이 높다. 이번 카디스전 모습만 다시 보여준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우리는 또 한 명의 스타 미드필더가 날갯짓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스페인 카르타헤나/포에니 성벽 박물관)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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