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에서 부장님 몰래 축구 게임했다[차알못시승기]
[편집자주]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현대차가 작심하고 만든 전기차 아이오닉5가 정식 출시됐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역대급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여러 이슈로 아이오닉5 양산이 늦어지는 동안 테슬라 모델3·모델Y가 먼저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아이오닉5에 대한 평가도 냉온탕을 수시로 오갔다. 넓은 공간·초급속 충전·외부 전원을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은 찬사를 받았지만 주행가능거리는 기대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운 400㎞초반대가 나왔다. 실제 아이오닉5 주행은 어떨까.
외관은 그간 공개됐던 아이오닉5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의외인 건 번호판 문구였다. 기존 현대차 슬로건(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대신 "전기차를 타는 게 아니다, 전기차를 '사는' 것이다(You don't drive electric, You live electric)"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아이오닉5가 이동수단을 넘어서 '생활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차라는 걸 강조한 문구다.
'생활공간으로서의 차'라는 콘셉트에 맞게 차 크기는 투싼 정도인데 반해 내부 공간은 대형 SUV 펠리세이드급 넓이가 나왔다. 통 유리로 채운 지붕은 개방감이 상당했고, 햇빛이 뜨거운 날엔 이를 가릴 수 있는 썬루프도 있었다. 테슬라 차량은 통유리만 있어서 여름엔 따로 소비자가 차단막을 구매해야 한다.
현대차가 앞세운 V2L 기술은 획기적이었다. 3.6kW의 전력으로 일반 가정에서 쓰는 전자제품을 그대로 차에 꽂아서 쓰면 된다. 전기장판(70W), 미니 냉장고(65W), 노트북(80W) 등 가전의 소비전력을 고려해보면 매우 큰 용량이다.
트렁크에 있었던 간이 테이블도 비치했다. E-GMP 전기차 전용플랫폼 특성상 바닥이 평평해 테이블을 놓기에 수월했다. 날이 더워 17.5도로 오토 에어컨을 틀고 30분간 게임을 했지만 주행가능거리는 8㎞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가장 효율적인 온도인 22도에 놓고 전력을 쓴다면 주행가능거리 감소폭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2열 시트도 뒤로 젖히기 때문에 시원한 방 안 '소파'에서 자유시간을 즐기는 느낌이었다. 키 187cm인 기자가 발을 펴고 누워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향후 아이오닉5의 V2L 기능을 활용한 전자제품들이 나온다면 '차박', '이동식 사무실', '게임하는 아빠의 비밀의방'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행성능은 다른 전기차에 비해 특별한 점을 찾기 어려웠다. 다른 전기차들처럼 조용한 주행은 가능했지만 테슬라 같이 '고속 주행'이 뛰어나진 않았다.
이 차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나 짧은 주행거리다. 주행가능거리가 짧아 아이오닉5만의 V2L 장점도 퇴색된다. '불안해서 전기 뽑아쓸 수 있겠나'라는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등 대내외적 문제 때문에 아이오닉5 양산이 늦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현대차는 이달 아이오닉5 생산량을 목표치의 4분의1로 줄인 바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한정적인데 차량 고객 인도가 늦어져 구입을 취소하는 고객이 나올 수 있다. 콘셉트가 테슬라와 완전히 다르면서도 상품성도 갖췄지만, 대량 생산을 못하는 건 또 다른 얘기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5월 고비를 넘기면 반도체 공급난은 해소될 것으로 본다. 정부도 내달부터 각 지자체별로 전기차 지방보조금 추경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만한 가치가 충분한 전기차지만, 현대차가 보조금 소진 전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필요는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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