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달라고 했더니..정말 '건강만' 한 양키스[슬로우볼]

안형준 2021. 4. 23.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양키스가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뉴욕 양키스는 4월 22일(한국시간)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홈경기에서 1-4 패배를 당했다. 애틀랜타 영건 이안 앤더슨을 공략하지 못했고 베테랑 선발 코리 클루버는 마운드에서 5이닝을 채 버티지 못했다. 이날 패배는 양키스가 올시즌 당한 11번째 패배였다.

애틀랜타에 패한 양키스는 22일까지 6승 11패, 승률 0.353을 기록했다. 이는 22일 기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이자 아메리칸리그 공동 최하위.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공동 28위의 승률이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동률이고 양키스 아래에는 6승 12패를 기록한 콜로라도 로키스 밖에 없다. 22일까지 3할대 승률을 기록한 팀은 이 세 팀 뿐이다.

그야말로 최악의 시작이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패한 양키스는 올시즌 가장 강력한 아메리칸리그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2009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다나카 마사히로, 제임스 팩스턴 등과 결별했지만 FA 시장에서 DJ 르메이휴를 잔류시켰고 강력한 타선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였다. 개막 3연전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게 1승 2패 루징시리즈를 기록하며 불길하게 시작했고 상대 전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기록했지만 이후 4차례 시리즈에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같은 지구의 토론토에게 다시 루징시리즈를 당했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두 차례 시리즈에서 1승 5패에 그쳤다.

부진의 원인은 타선이다. 양키스 타선은 22일까지 팀 OPS 0.630을 기록했다. 믿기 어렵지만 메이저리그 최하위의 기록이다. 팀타율 29위(0.205), 팀 출루율 24위(0.296), 그리고 압도적인 팀 장타율 최하위(0.334)다. 문제는 이 성적이 공백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부상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양키스는 올시즌 초반 의외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주전 1루수 루크 보이트를 제외하면 야수진에서 특별한 이탈은 없다. 보이트와 미겔 안두하를 제외하면 야수진에는 부상자도 없다. 오히려 루이스 세베리노와 잭 브리튼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는 마운드 쪽이 더 부상 문제가 심하다.

하지만 '제발 건강만 해달라'고 빌었던 선수들이 그야말로 정말 '건강만'한 모습이다. 현재 양키스 타선에서 명성에 걸맞는 성적을 쓰고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업다고 볼 수 있다. 백업 포수인 카일 히가시오카가 빅리그 로스터 내 유일한 3할타자고 그나마 애런 저지(.268/.359/.500, 4HR 8RBI)가 주전 선수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0.800 이상의 OPS를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 유일하게 10타점 이상을 기록 중인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158/.238/.333, 3홈런 12타점의 처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OPS 0.571은 스탠튼의 성적이라고 믿기 어렵다. .200/.321/.356,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인 개리 산체스는 우려 그대로의 모습. 애런 힉스는 .154/.267/.231, 1홈런 5타점으로 더 처참하다. 글레이버 토레스 역시 .186/.294/.220, 1타점에 그치고 있다.

지난 2년에 비해 크게 부진하지만 톱타자인 DJ 르메이휴가 .277/.356/.385, 1홈런 5타점으로 그래도 어느정도 출루를 해내고 있지만 후속타자들이 르메이휴를 불러들이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두 선수가 선의의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믿었던 클린트 프레이저(.175/.267/.225, 1RBI)와 브렛 가드너(.214/.333/.286, 1RBI)는 동반 부진 중이다. 사실상 저지와 르메이휴, 지오 어셀라(.276/.311/.448, 2HR 7RBI)를 제외하면 생산성을 보이는 타자가 전무한 셈이다.

팀 평균자책점 3.41로 전체 6위, 아메리칸리그 2위인 마운드는 핵심 선발과 핵심 불펜 없이도 선전 중이다. 하지만 투수가 아무리 점수를 주지 않아도 타자가 점수를 내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고 아무리 좋은 마운드라도 매번 최소실점을 할 수는 없다. 마운드가 최대한 버티고 있지만 타자들이 전혀 점수를 내지 못하는 양키스는 승보다 훨씬 많은 패가 쌓이고 있다. 올시즌 치른 17경기 중 마운드가 5실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단 5경기 뿐. 하지만 타선이 5득점 미만에 그친 경기가 무려 12경기다.

최근 몇 시즌 수많은 부상자 속에서도 남은 선수들의 분전과 대체 선수들의 활약으로 꾸준히 성적을 올려온 양키스다. 다시 돌아온 162경기 풀시즌에 드디어 주축 선수들이 건강을 찾았지만 양키스는 어느 때보다 실망스러운 4월을 보내고 있다. 워낙 이름난 스타플레이어들인 만큼 변화를 줄 여지도 적다. 그저 기다리는 것 외에는 양키스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물론 아직 시즌 첫 달인 만큼 얼마든지 반등은 가능하다. 과연 '건강한 양키스'가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지안카를로 스탠튼과 애런 저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