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담보대출서류/전경하 논설위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베란다에서 키우던 식물을 냉해로 잃을 정도로 유독 추웠던 지난겨울, 불쑥 찾아간 엄마 집은 냉골이었다.
해서 엄마 명의로 1억원대 소형 아파트를 사고 매수자금 일부를 대출받았다.
집 살 돈을 예금이나 대출로 마련했는지, 뭘 팔았는지, 증여를 받았는지 등등을 적고 입주계획도 제시했다.
이런저런 자산 안 팔고, 대출 안 받고, 갖고 있던 돈으로만 집을 사라고 강요하는 상황.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란다에서 키우던 식물을 냉해로 잃을 정도로 유독 추웠던 지난겨울, 불쑥 찾아간 엄마 집은 냉골이었다. 혼자 살기엔 넓다는 셋집에 난방을 넉넉히 하면 관리비가 많이 나온다며 전기장판과 전기난로로 버티고 있었다. 해서 엄마 명의로 1억원대 소형 아파트를 사고 매수자금 일부를 대출받았다. 올해 팔순인 엄마가 겪는 세상일은 늘 낯설지만 매매와 대출 과정은 골탕을 먹이는 듯했다.
집 살 돈을 예금이나 대출로 마련했는지, 뭘 팔았는지, 증여를 받았는지 등등을 적고 입주계획도 제시했다. 대출액은 금융사에서 상담하면서 바뀔 수 있는데 행여 바뀌면 허위신고인가? 담보대출을 받으려니 국세완납증명서, 지방세 세목별 과세증명서, 건강보험료 자격득실확인서 등등 이런 증명서도 있나 싶은 서류 항목이 튀어나왔다. 내 명의로 할까 했으나 그러면 다주택자가 돼 세금 중과 대상이 되고 대출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런저런 자산 안 팔고, 대출 안 받고, 갖고 있던 돈으로만 집을 사라고 강요하는 상황. 지금 집값에 집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런 거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필요 과정을 잔뜩 만들었을까. 이것저것 땡겨서 집 산 사람들은 다 빠지고 엉뚱한 사람들만 불편을 겪는다는 억울한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lark3@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도시락 사진에 장병 부모들 억장이 무너집니다
- ‘주차 갑질 끝판왕’ 아파트 벤틀리 사라졌다
- ‘해골마스크’ 쓴 김부선 법정 출석…강용석과 함께[현장]
- “여대 아가씨들 미용실 다녀와”...리얼돌 체험 홍보 논란
- “소변도 차에서”…주차장 6일 잠복해 전 여친 납치한 60대
- “AZ는 필요없다”…백신 넘치는 이스라엘의 자신감[이슈픽]
- 논란 부른 ‘김일성 회고록’, 실제 출간 어려울 수도
- 이혼 소송 중인 아내 죽인 남편…車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
- 경찰, MBC ‘실화탐사대’ 예비역 중사 의혹 내사 착수
- “사고나면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건설현장 광고판 인권위 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