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은 세일 중.. 해외 사모펀드들, 호텔·료칸·사무실 사들인다

남민우 기자 2021. 4. 23. 03: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中 부동산 투자자들, 일본으로
일본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인근에 있는 ‘호텔긴테츠 유니버설시티’. 긴테츠그룹은 이 호텔을 포함해 최근 8개 호텔을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에 매각했다. /긴테쓰그룹

지난달 일본에선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일본 긴테츠(近鐵) 철도 그룹이 보유한 호텔 8곳을 사들인 것이 큰 화제가 됐다. 대부분 교토역과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에 자리한 입지 좋은 부동산이었다. 2년 전만 해도 긴테츠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한 호텔들이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일본 관광산업이 침체하자, 이들은 한 해 354억엔(약 3642억원)의 적자를 내는 애물단지가 됐고, 킨테츠는 고육지책으로 호텔들을 매물로 내왔다. 이 알짜 부동산을 블랙스톤이 600억엔(6000억원)이라는 헐값에 싹쓸이한 것이다. 블랙스톤의 일본 부동산 쇼핑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엔 부동산 회사 다이와하우스의 물류센터 등 4곳의 산업용 건물을 550억엔(5658억원)에, 중국 보험사인 안방그룹이 보유했던 주택 빌딩 220채는 3000억엔(3조1000억원)에 사들였다.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과 도쿄 올림픽 연기 등의 여파로 일본 내 부동산 값은 지난해 6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일본 국토교통성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전국 부동산 평균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0.5% 떨어졌다. 특히 사무용 빌딩(오피스)과 호텔 등 상업 부동산의 값이 급락했다. 도쿄와 오사카 상업지구의 지난해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1%, 1.5%씩 하락했다. 그러자 미국과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곳곳에서 호텔, 사무실,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일이 벌어졌다.

해외 사모펀드들은 호텔뿐 아니라 도심의 사무실 건물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기업 문화가 타국보다 훨씬 보수적이라,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상당수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없애고 직원들을 다시 사무실로 불러 모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끝나고 경제가 정상화되면 즉각 사무실 건물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 재택근무가 정착될 것이라며 사무실 건물 값이 계속 떨어지는 서구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실제로 홍콩계 투자회사인 BGO는 지난해 12월 나고야의 오피스 빌딩인 ‘히로코지 크로스 타워’를 400억엔(4108억원)에 사들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에도 일본 최대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에이벡스(avex)의 도쿄 빌딩을 매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4년간 일본 부동산에 8400억엔(8조627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국 투자자들은 주로 경영난을 겪는 소형 호텔과 료칸(旅館·일본식 고급 숙박시설) 매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본 호텔·료칸경영연구소는 “중국인 투자자의 일본 내 숙박시설 매입 상담 건수가 지난 2월 240건에 달해 1년 전보다 2.4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의 쓰지 유우지 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신종 코로나 이전엔 일본식 외형의 건물을 사려는 중국인 투자자가 많았으나, 지금은 4성급 이상의 고급 료칸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코로나 이후 관광객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WeeklyBIZ MINT를 이메일로 보내드립니다.

Newsletter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77676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