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동산·가상화폐 다 불타오르는데.. 왜 나만 추운거야

이태동 기자 2021. 4. 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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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에서 소외된 투자 자산들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모든 자산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뜻)’의 시대다. 주식, 부동산, 가상 화폐에 이어 가상 세계 속 소유물까지 돈 될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현금이 흘러들어 모든 게 비싸진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달아오른 이른바 ‘불장’에도 가격이 오히려 내려가거나, 횡보하는 ‘역주행 아이템’들이 있다. 금을 위시해 최근의 초강세장에서 소외된 자산들을 Mint가 찾아봤다.

◇부동산 못 따라간 리츠 가격

지난해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와중에도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의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리츠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관련 증권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이다. 수익이 나면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나눠 준다. 4월 현재 운영 중인 리츠는 295개에 이르고 이 중 13개가 상장되어 있다.

리츠 가격 하락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실물 경기 침체로 상가와 사무실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리츠인 롯데리츠의 19일 주가는 5360원으로 지난해 1월 2일 주가(5970원)보다 10.2%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알파리츠 주가는 7814원에서 7600원으로 2.7% 하락했다. 서울 일대 오피스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의 리츠 가격도 한참 하락했다가 이제 막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소외된 원자재, 천연가스와 은

세계 경기 회복으로 원자재 대부분 가격이 오르는 와중에도 천연가스 가격만은 하락세다. 미국 선물 시장 기준 5월 물 천연가스 가격은 19일 기준 1MMbtu(에너지 단위)당 2.7490달러로, 지난해 10월 30일 3.354달러에서 18% 하락했다. 관련 ETF 지수도 30%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초기인 지난해 상반기엔 공장 폐쇄로, 하반기 이후엔 북반구 지역 기온 상승으로 가스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스 생산량에 따라) 장기적으로 가격이 1MMbtu당 3~6달러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과 함께 투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은은 지난해 8월 1온스(31.1g)당 29.677달러로 7년 내 최고점을 찍었다가, 이후 계속 횡보를 거듭한 끝에 지난 19일 지난해 최고점에서 13% 하락한 25.810달러를 기록했다. 금보다 가격 변동이 빨라 급하게 올랐다가 완만한 내림세에 접어들더니, 현재는 금처럼 다른 자산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빚의 시대, 채권 값도 하락

미국 국채(國債)의 금리(수익률)는 1년 전 0.626%였는데, 지난 19일 1.601%까지 올랐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가므로, 그만큼 가격이 내려갔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국채 공급을 늘린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수요는 늘지 않았는데 공급이 늘어나니 가격이 내릴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체 퀼터 인베스터는 미국 CNBC에 “지금이 2015년 이후 채권을 사기에 가장 매력적인 시기로 보인다”고 했다. 채권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발생으로 인한 금리 급등이 유일한 가능성이다.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지난 6년간 미국 국채 순매도를 이어온 일본 생명보험사들이 올해부터 매수로 전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엎친 데 덮친 코코아의 수난

경기 회복 기대감과 기후변화로 옥수수나 콩 가격이 올해에만 10%가량 오르는 등 곡물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그러나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콩(코코아) 가격은 작년 가을부터 계속 하락세다. 2021년 7월 만기 선물 가격(1톤 기준)이 지난해 11월 24일 3054달러에서 올해 4월 19일 2437달러로 20.2% 하락했다. 파생 상품인 아이패스 다우존스-UBS 코코아 ETN(상장지수증권)도 지난해 11월 고점 기준 10% 가까이 떨어졌다.

가격 하락은 지난해 10월 전 세계 생산량의 3분의 2를 담당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정부가 생활소득차등(LID) 제도를 시행하면서 벌어졌다. 코코아가 거래될 때 코코아 구매 기업들에 톤당 400달러씩을 내도록 한 제도다. 양국 정부는 LID로 받은 돈을 빈곤 농가를 위한 코코아 가격 보전에 쓰려 했다. 의도는 좋았지만,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자 판매량이 줄면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생산량은 3%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 회복과 함께 초콜릿 소비가 크게 늘지 않는 이상 가격이 1~2년 새에 크게 오르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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