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약한 손, 결정적 순간 키커로.. EPL 시즌 최다골

유재영 기자 2021. 4. 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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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분위기와 자신감을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어요."

손흥민은 2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33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5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극적인 결승 '극장골'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특히 이날 손흥민은 EPL 진출 6시즌 만에 첫 페널티킥 골을 신고해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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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샘프턴에 0-1 뒤지다가 베일 동점골 후 PK 기회 얻어
골문 왼쪽으로 넣던 방식 바꿔.. 상대 골키퍼 속이고 우측 골인
올시즌 PK 첫골로 시즌 최다득점
토트넘의 손흥민이 결승골로 연이은 부진과 감독 경질 충격에 빠진 팀을 구했다. 손흥민이 2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샘프턴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팀 분위기와 자신감을 위해서라도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어요.”

모처럼 손흥민(29·토트넘)이 환하게 웃었다. 계속되는 부진에 조제 모리뉴 감독의 경질까지 겹쳐 난파선이 된 팀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후 첫 페널티킥 골로 구해냈다는 뿌듯함이 커보였다. 자신의 EPL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는 개인적인 영광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했다.

손흥민은 2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33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5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극적인 결승 ‘극장골’을 터뜨리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토트넘은 승점 53(15승 8무 10패)으로 리그 6위에 올라서며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확보 희망을 이어갔다.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첼시(승점 55)와 승점 차는 2다. 5위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손흥민은 이날 리그 15골을 기록하며 EPL 득점 순위 단독 4위로 올라섰다. 15골은 자신의 EPL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이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리그 14골을 터뜨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경력을 포함해도 한 시즌 리그 최다 골이다. 손흥민은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소속으로 리그 17골을 넣었던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의 한국인 유럽 리그 단일 시즌 최다 골 기록에 2골 차로 다가섰다.

경질된 조제 모리뉴 감독을 대신해 임시로 팀을 맡은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경기 후 손흥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특히 이날 손흥민은 EPL 진출 6시즌 만에 첫 페널티킥 골을 신고해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손흥민은 6시즌을 뛰면서 41골을 넣었는데 이 중 페널티킥 골은 하나도 없었다. 2015∼2016시즌 토트넘 입단 뒤에도 손흥민은 좀처럼 페널티 킥을 차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 찰떡 콤비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을 찼다. 토트넘에서 뛰며 리그 68골을 넣었지만 이날 페널티킥 골이 유일하다. 손흥민은 지난해 2월 사우샘프턴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경기에서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이렇듯 평소 페널티킥과 거리가 먼 손흥민이 마지막 순간에 키커로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페널티킥 방향도 과거와 달랐다. 손흥민은 주로 골키퍼를 마주하고 왼쪽 방향으로 킥을 했으나 이날은 부드럽게 인사이드 킥으로 골문 오른쪽을 겨냥했다. 사우샘프턴의 골키퍼 매카시는 손흥민의 습관대로 몸을 날렸으나 완전히 반대 방향이었다.

동점골을 넣은 개러스 베일에 대해 손흥민은 환하게 웃으며 “정말 부드러운 골이었다.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며 “베일이 골을 넣어서 행복하다. 그에겐 기회가 필요했을 뿐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날 감독 데뷔전을 치른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에게도 소중한 첫 승을 안겼다. 손흥민보다 한 살 많은 메이슨은 이날 29세 313일로 EPL 역사상 최연소 감독 데뷔와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린 토트넘은 26일 맨체스터시티와 카라바오컵 결승에서 맞붙는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후 분데스리가는 물론 EPL 토트넘에서 뛰면서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기에 무관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다. 손흥민은 “팀을 위해서도 열심히 싸워야 하지만 팬들을 생각하면서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 축구는 팬들을 위한 스포츠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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