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감독님 환영선물, 손흥민 15호골 터뜨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손흥민(29)은 후반 15분 팀 동료 개러스 베일(32)의 만회골로 1-1 동점이 되자 곧장 사우샘프턴 골문으로 가서 공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베일을 축하하는 동료에게 ‘경기를 재개하자’고 손짓했다. 앞선 리그 3경기 무승(2무 1패)인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서둘러 역전골을 넣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승리를 바라는 손흥민의 마음은 간절해 보였다.
손흥민은 후반 30분 세르히오 레길론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골망을 가르며 흐름을 뒤집는 듯했다. 하지만 VAR(비디오판독) 결과 동료 모라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는 이유로 득점은 무효가 됐다. 토트넘은 후반 44분 페널티킥을 얻었다. VAR 판독 끝에 레길론이 사우샘프턴 선수에게 반칙을 당했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오른발로 깔끔히 마무리하고선 ‘카메라 세리머니’를 펼쳤다. 리그 15호골. 2016-2017시즌 14골을 넘어 자신의 한 시즌 정규 리그 최다 골 기록을 쓰는 순간이었다.
◇팀을 일으켜세운 ‘손’
토트넘은 22일 사우샘프턴에 2대1로 승리하며 승점 3을 추가, 7위에서 6위(승점 53·15승8무10패)로 올라섰다. 결승골의 주인공 손흥민은 동료 해리 케인(21골),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19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브루노 페르난데스(16골)에 이어 리그 득점 4위를 달린다.
토트넘은 성적 부진 탓에 19일 경질된 조제 모리뉴(58) 감독 대신 라이언 메이슨(30) 감독 대행 체제로 첫 경기를 치렀다. EPL 역대 최연소 사령탑 메이슨 대행이 이끄는 토트넘은 이날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패스가 자주 끊겼다. 전반 30분엔 먼저 한 골을 내줬다.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케인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하지만 손흥민과 베일이 활로를 뚫으면서 안정을 찾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VAR로 골이 취소돼 실망스러웠다. 불평하느라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최근 팀 분위기와 자신감을 위해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리그컵서 첫 우승 도전
손흥민은 26일 맨체스터 시티와 벌일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10-2011 독일 함부르크에서 유럽 프로 1군 무대에 데뷔한 이후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손흥민은 “결승전에 올랐다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팬들을 위해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도 남아 있다. 토트넘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리그 4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한 경기 덜 치른 4위 첼시(승점 55)와는 승점 2 차이다. 남은 5경기에서 역전이 가능하다. 토트넘은 유럽 최고 명문 구단들만 참여하는 유러피언 수퍼리그(ESL)의 창립 멤버로 합류한다고 19일 발표했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이며 이틀 만인 21일 탈퇴했다. 이젠 정규 리그에 힘을 쏟아야 한다.
손흥민은 한 시즌 공식 경기 최다 골에도 도전한다. 그는 2020-2021시즌 정규 리그와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리그컵 등에서 총 20골을 넣었다. 2골을 추가하면 2016-2017시즌에 세운 기록(21골)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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