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편식' 연기금, 코스피 팔고 코스닥 산다..집중 매수 종목은

김경택 2021. 4. 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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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4월 코스피서 2兆 넘게 순매도
코스닥선 9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
엘앤에프·솔브레인 등 집중 매수
동학개미들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고 있는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편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에서는 연일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꾸준히 물량을 사들이고 있는 것. 시장을 바라보는 연기금의 온도차가 향후 증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4월 들어 22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2044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 9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 19일에는 714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루 기준 코스닥 사상 최대 매수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코스피에서는 2조3095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지난 16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절대적인 금액만 놓고 보면 연기금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미미하지만 연일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코스피보다 코스닥을 편애하고 있는 것이다.

매수가 집중된 종목들의 성과는 대부분 양호했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엘앤에프, 솔브레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코프로비엠, 녹십자랩셀 등을 주로 사들였다. 연기금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이달 들어 주가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연기금이 코스닥에 꽂힌 것은 국민연금이 전략적 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를 늘린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 9일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내주식 목표비중 SAA 이탈 허용범위를 기존 ±2.0%포인트에서 ±3.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규칙을 변경한 첫 거래일인 지난 12일부터 코스닥 시장에서의 매수 강도가 세졌다.

특히 연초부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상승장을 주도할 때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여기에 기초 체력인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코스닥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2018~2019년에 걸쳐 나타났던 이익 정체 흐름도 작년 들어 빠르게 개선되며 코스닥 영업이익률은 현재 5%대를 회복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순이익의 경우 올해 9조6000억원, 내년 11조8000억원이 예상된다"며 "현재 추정치 기준 2021년 순이익은 20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이는 과거 대비 코스닥 시장 내 소위 '돈 잘 버는' 성장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높아진 실적 기대감이 연기금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는 이익 전망치와 과거 이익 레벨업 구간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 고점 대비 10% 하락선에서 가격 조정을 마무리하며 덜어낸 기술적 부담, 부분적 공매도 재개라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인 중소형주로의 수급 이동은 코스닥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해 전체 흐름을 보면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아웃퍼폼할 가능성은 낮다는 데 입을 모은다. 코스닥의 추가적인 이익 상향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코스피가 코스닥 대비 우위에 있다"며 "코스피-코스닥 연간 상승률 스프레드와 (두 시장의) 영업이익 스프레드 차이는 유사한 궤적을 시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돌파했지만 이익 모멘텀과 투자매력을 고려할 때 차·화·전 주도주 및 이익 모멘텀이 높은 대형가치주의 투자매력이 높다는 판단"이라면서 "연초 이후 이익모멘텀 기준 올해 투자전략으로는 차·화·전 주도주 및 철강, 에너지와 증권과 같이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업종 중심의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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