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세비야 카를로스, 지독한 가난에 아이스크림 팔던 소년

이형주 기자 2021. 4. 22.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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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FC 센터백 디에구 카를로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라리가 담론이 펼쳐진다. 

기원전 219년 명장 한니발이 스페인의 사군툼(현 사군토)을 공략하며 제2차 포에니 전쟁이 시작된다. 이는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사군툼 교전의 그 순간처럼 STN스포츠가 연재물로 중요한 라리가 담론을 전한다.

카르타헤나 박물관의 포에니 전쟁 진행도. 노란 원 안이 사군툼.

-[이형주의 라리가 사군툼], 75번째 이야기: 세비야 카를로스, 지독한 가난에 아이스크림 팔던 소년

디에구 카를로스(28)가 또 한 번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세비야 FC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지방 발렌시아주의 발렌시아에 위치한 시우다드 데 발렌시아에서 열린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레반테 UD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세비야는 리그 4연승을 달렸고 레반테는 리그 2연패에 빠졌다. 

세비야가 또 이겼다. 세비야는 이날 특유의 짠물 수비를 펼쳤다. 여기에 후반 7분 유세프 엔 네시리의 드리블 솔로골이 더해졌다. 득점 이후에도 철벽 수비로 이를 지킨 세비야가 승점 3점을 가져왔다. 현재 세비야는 라리가 1위 레알 마드리드에 승점 3점 뒤진 3위다. 1위 레알,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4위 FC 바르셀로나와 함께 명백한 우승후보다. 

세비야는 현재 공격의 팀이라기보다 수비의 팀이다. 수비의 팀이라는 것이 최후방에 내려앉아 상대 공격을 막기에 급급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갈 때 나가고, 지킬 때 지키되 훌륭한 수비로 리드를 잘 지키는 팀이라는 의미다. 

세비야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 최고의 공격 축구, 압박 축구의 팀이었기에 더 놀라운 변화다. 세비야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 시절 그런 축구로 성과를 냈다. 하지만 훌렌 로페테기 감독 취임 후 실리 축구로 변화했고 이를 통해서도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

세비야 수비의 중심 카를로스

수비 축구에서 성과를 내려면 다른 면도 받쳐줘야 하지만 역시나 중요한 것은 수비수들의 수비력이다. 올 시즌 로페테기 감독은 마르코스 아쿠냐-디에구 카를로스-쥘 쿤데-헤수스 나바스의 포백과 야신 부누 골키퍼를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는데 이들의 퍼포먼스는 유럽 최정상급이다. 

이 중 수비진의 리더는 역시나 카를로스다. 카를로스는 진두지휘하며 팀의 단단한 수비력을 만들고 있다. 대인 방어 역시 좋은 편인데, 근육남 그 자체인 카를로스가 몸싸움을 걸면 여간한 공격수들은 버티지 못한다. 

ABC 데 세비야가 공개한 카를로스 사진들.

카를로스는 인간 승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다. 지난 11월 스페인 세비야의 지역 언론 ABC 데 세비야에 따르면 1993년생으로 브라질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12살에 축구를 시작한 그는 축구화 살 돈도 없어 테스트도 받지 못할 정도였다. 천만다행으로 한 코치님이 빌려준 축구화로 겨우 입단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유명해진 이후 널리 알려진 일화다. 

카를로스는 유소년 팀 교육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기도 했다. 사정을 전해들은 코치가 이를 면제해줘 겨우 수업에 참가할 수 있었다. 카를로스가 성장하면서도 집안의 경제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아이스크림 판매, 커피콩 수집, 고물 수집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겨우 축구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카를로스는 노력했고 상 파울루 유스 팀에 들어가게 된다. 이후 브라질 에이전트 마리오 브랑쿠의 도움으로 포르투갈 클럽 에스토릴에 가게 됐다. 그리고 낭트를 거쳐 세비야에 합류했다. 글로만 적어도 말이 안 되는 인간 드라마다. 

현재 그는 라리가 상위권 클럽인 세비야의 핵심 수비수이며, 브라질 대표팀 데뷔전은 치르지 못했지만 콜업돼 스쿼드에 든 적도 있다. 당연히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며 어린 시절의 고생에 대한 보상도 받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노력하며 꿈을 지켜온 그는 현재 그 열매를 거둬들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일단 가장 먼저 노리고 있는 목표는 세비야의 우승이다. 인생을 역전시킨 그 실력을 만든 노력의 하루, 하루처럼 카를로스는 다시 하루, 하루 노력하며 세비야의 우승을 위해 뛰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이형주 기자(스페인 카르타헤나/포에니 성벽 박물관), 라리가 사무국, 스페인 언론 ABC 데 세비야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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