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젠 첫 '타이틀 사냥'이다
한 시즌 개인 최다골 기록 세우고
최연소 감독대행에 승리 선물도
26일 맨시티와 '카라바오컵 결승'
8000명 입장.."팬들 위해 싸울 것"
[경향신문]
손흥민(29·토트넘)이 첫 우승 타이틀 도전을 앞두고 개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작성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22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순연 경기에 선발 출전해 1-1로 팽팽하던 후반 45분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었다. 시즌 첫 페널티킥 득점으로 만든 리그 15호 골이었다. 손흥민은 이로써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이던 14골(2016~2017시즌)을 넘어섰다.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시작한 경력을 더해도 개인 최고 성적이다.
손흥민은 남은 시즌에서 1골을 추가하면, 2016~2017시즌 자신의 한 시즌 공식전 최다골(21골)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토트넘은 후반 15분 개러스 베일이 수비에 맞고 나온 공을 잡은 뒤 골지역 오른쪽에서 감아찬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세리머리에 집중하던 동료들을 뒤로하고, 공을 챙겨 중앙선으로 돌아오며 선수들을 재촉하면서 역전 의지를 불태웠다.
결국 손흥민의 발에서 역전골이 나왔다. 후반 30분 득점이 비디오판독(VAR) 결과 동료의 수비 방해 동작으로 판명돼 취소된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세르히오 레길론이 상대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 손흥민은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골키퍼를 완전히 속여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발목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팀 내 득점·도움 1위인 해리 케인도 벌떡 일어나 환호했다.
토트넘은 최근 부진으로 조제 모리뉴 감독을 경질한 뒤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첫 경기를 2-1로 승리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걸린 4위 경쟁 희망도 이어갔다. 토트넘은 6위(승점 53점·15승8무10패)로 한 계단 올라서 1경기를 덜 치른 4위 첼시(승점 55점)와 거리를 좁혔다.
손흥민은 이제 오는 26일 0시30분에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을 조준한다. 유럽 톱클래스 선수로 활약 중이지만 프로 통산 12년간 클럽에서 대회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손흥민은 남다른 각오로 대회를 준비한다. 손흥민은 “(카라바오컵) 결승전에 뛰는 것만으로 만족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승자가 되는 것으로 자랑스러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맨시티는 쉽지 않은 상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즌 4관왕을 노리던 프리미어리그 최강팀이다. 지난 18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4강전에서 첼시에 0-1로 패하면서 4관왕이 무산됐지만, 카라바오컵과 리그,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우승에 근접해 있다.
손흥민이 그동안 맨시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시선이 집중된다. 맨시티를 상대로 통산 12경기(6승1무5패)에 출전해 6골(1도움)이나 기록했다.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토트넘을 결승에 올려놓은 손흥민의 활약상도 맨시티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당시 적지에서 열렸던 맨시티와의 8강 원정 2차전에서 손흥민은 전반 10분도 안 돼 2골을 넣었다.
코로나19 대유행 뒤 관중 환호에도 목말랐던 손흥민은 8000명의 관중 입장이 허용된 결승전 무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손흥민은 “선수들보다 팬들이 더 결승전에 올 자격이 있는 것 같다”며 “잘 쉬고 회복한 뒤에 팬들을 위해 싸우겠다. 팬이 있기에 축구는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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