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라! 편의점? 요즘엔 '보라' 편의점

고영득 기자 2021. 4. 2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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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마케팅' 힘주는 업계

[경향신문]

국내 3대 편의점인 CU·GS25·세븐일레븐이 유튜브를 통해 내보내는 자체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CU의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 GS25의 ‘이리오너라’, 세븐일레븐의 ‘복세편세’에서 방송 중인 콘텐츠 영상들. 각 사 제공
채널 만들어 ‘MZ세대 놀이터’로
CU, 구독자 수 50만9000명 1위
웹드라마·예능 콘텐츠 제작 등
광고형 콘텐츠보다 집중도 ‘월등’

예능, 드라마, 팬미팅….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편의점에 최근 눈길을 끄는 신상품들이 진열되고 있다. 이번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매장에서다. 더 자세히 말하면 요즘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의 놀이터가 된 유튜브 채널이다. 편의점업계가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유튜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22일 유튜브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국내 3대 편의점인 CU와 GS25, 세븐일레븐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모두 합쳐 100만명이 넘었다. 이 중 CU가 50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GS25(38만3000명), 세븐일레븐(13만1000명) 순이었다.

CU의 유튜브 채널 ‘씨유튜브’는 다른 편의점보다 콘텐츠 양은 적지만 구독자 수로는 선두를 달린다. 지난해 4월 구독자 10만명을 확보하며 ‘실버 버튼’을 받은 지 1년여 만인 지난달 업계 최초로 50만명을 돌파했다.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있고 이색적인 콘텐츠가 먹혀들었다. CU를 배경으로 인생의 ‘단맛’과 ‘짠맛’이 가득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웹드라마 <단짠단짠 요정사>는 누적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했다. ‘멍 때리면서 힐링한다’는 콘셉트로 제작한 ‘쫀득한 마카롱’ 제조 영상은 조회수가 150만건을 넘었다. 카카오TV의 ‘찐경규’와 협업해 ‘찐경규 앵그리 편의점 편’을 선보이기도 했다. 구독자들의 콘텐츠 집중도는 매출로 직결되기도 한다. 최근 CU가 인기 유튜브 채널 ‘을지로 탁사장’에 삼각김밥을 홍보했는데 예약 판매한 15만개가 30분 만에 매진됐고, 삼각김밥 퀴즈 이벤트에선 접속 장애가 일어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CU 이용객 중 MZ세대 비중은 60%가량 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연정욱 마케팅팀장은 “MZ세대는 미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고객층”이라며 “MZ세대와 쌍방향 소통을 활발히 전개해 맞춤형 정보와 재미를 전달하면서 브랜드 로열티를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젠 유튜브를 외면하고 기업 성장을 논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수백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했으면서도 무미건조한 콘텐츠로 외면받는 다른 업종의 기업들과도 대비된다. GS리테일의 GS25는 ‘유통 예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GS25는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찾아서 들어오는 이른바 ‘찐팬’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유튜브 채널 운영 방향을 ‘소통형 예능’으로 전환했다. 올해 1월에는 GS25라는 채널명도 ‘이리오너라’로 바꿨다. 이리오너라를 고객들이 잠시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만드는 게 GS25의 목표다. 지난 7일엔 데뷔 10년 만에 음원 역주행으로 화제가 된 그룹 브레이브걸스와 랜선 팬미팅을 진행해 주목받았다.

기존의 광고형 콘텐츠는 자발적 시청 비율이 10%에 그치지만, 예능 콘텐츠는 최대 80%에 달한다. 이리오너라 채널을 구독하는 연령층은 MZ세대가 80%를 차지한다. 박준형 GS리테일 마케팅팀 차장은 “이용자가 콘텐츠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호감을 높이게 되는 선순환이 건강한 유튜브 채널을 키우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업계에서 가장 빠른 2012년 4월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으나, 2019년부터 MZ세대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엔 채널명을 ‘복세편세(복잡한 세상 편하게 세븐 가자)’로 바꿨다. 기업 색깔을 최대한 배제하고, 고객들의 일상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편의점 상품과 에피소드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콘셉트로 채널을 운영 중이라고 세븐일레븐은 설명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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