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크래프톤·야놀자.. 따상 가즈아! 10조 대어들 증시 앞으로

신은진 기자 2021. 4. 2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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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크래프톤·두나무·야놀자.. 10조~20조 기업들 올해 줄상장
유동성이 IPO 전성시대 이끌어, 국내·美증시 동시 진출 추진도
전문가들 "묻지마 투자땐 쪽박"

2021년 국내 재계가 역대급 IPO(기업공개) 전성시대를 맞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64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 기록을 세우며 지난달 상장한 데 이어, 크래프톤(게임), 카카오뱅크(인터넷 은행), 두나무(가상화폐 거래소), 현대엔지니어링(건설) 등 기업 가치가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평가받는 대어(大魚)들이 줄줄이 기업공개에 나선다. “시장의 유동성이 넘쳐나 무엇을 상장하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돼 상한가에 직행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은 “기업 내재 가치보다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상황에서 무턱대고 투자에 나섰다가 금리 인상이나 증시 조정이 닥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체질·지배구조를 바꾸는 IPO

대기업 중에서는 SK그룹 계열사들이 IPO 시장에서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SK바이오팜에 이어 지난달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시킨 SK그룹은 다음 달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상장할 계획이다. 재계에선 “SK그룹이 실속 있는 자회사를 잇따라 상장시켜 그룹 사업 체질 바꾸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로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을 만드는 SKIET는 오는 28, 29일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10만5000원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가(6만5000원)를 뛰어넘었고, 역대 최고 공모가를 기록한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13만5000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에 2조원의 특허권 분쟁 합의금을 주기로 한 SK이노베이션은 SKIET 상장을 통해 상당한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올 하반기에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방범·보안 회사 ADT캡스, SK브로드밴드가 기업공개에 나설 전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원스토어 상장은 다 준비됐다”며 “자본 시장 상황이 좋을 때 IPO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가치 4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ADT캡스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상장 입찰 제안 요청서를 배포했고 다음 달 주관사를 선정한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 기업인 SK실트론도 조만간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인사는 “SK그룹은 IPO를 통해 정유·통신이라는 전통적인 양대 사업 축을 바이오·전기차 배터리·반도체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이 11.72% 지분을 가진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음 달 상장 주관사를 확정할 현대엔지니어링의 예상 몸값은 약 10조원.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兆 단위 대어들 줄줄이 상장, 미국 상장도 추진

카카오 자회사들도 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카카오뱅크·페이 같은 핀테크 자회사가 포문을 열고, 내년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커머스·모빌리티, 야나두가 순차적으로 기업공개에 나설 전망이다. 오는 7월 상장하는 국내 인터넷은행 1위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2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현재 장외시장 기준(주당 8만5500원)으로 계산하면, 예상 시총이 35조원에 육박한다. 국내 은행 시총 1위 KB금융(22조2457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스타트업 중에선 총 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크래프톤이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 8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이 회사의 예상 기업 가치는 20조원 이상이다. 상장이 이뤄지면 국내 게임업계 시총 1위 엔씨소프트(18조6609억원)를 단번에 추월할 전망이다. 쿠팡처럼 미국 증시 상장을 노리는 기업도 적잖다. 숙박·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국내와 미국 증시 동시 상장을 검토 중이고, 두나무·마켓컬리·카카오엔터·카카오모빌리티도 뉴욕 증시와 나스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상장 문턱이 낮고 대규모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해외 상장 추진 이유다.

하지만 지나친 ‘IPO 열풍’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고위 임원은 “지난해 큰 화제가 됐던 SK바이오팜 등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상당수 기업이 현재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턱대고 공모주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증시 조정이 닥치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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