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보조배터리 인증 '구멍'..뒤늦게 "사용 중단"
[앵커]
차량용 블랙박스 보조배터리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 어제(21일) KBS가 전해드렸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곧바로 당국이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주의보를 내리고, 사용중단을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제품이 안전성을 인정하는 'KC인증'을 받은 걸까요?
구멍 뚫린 KC인증, 김유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과충전 10분 만에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차량용 보조배터리.
이로 인한 차량 화재가 확인된 것만 7건입니다.
이 제품의 판매광고입니다.
배터리 과열을 감지해 전류를 차단하는 장치가 내장돼 있다고 홍보합니다.
전문가와 함께 제품을 뜯어봤습니다.
꼼꼼히 분해해 살펴봤지만 온도 센서도, 차단 장치도 찾을 수 없습니다.
폭발 위험을 막아줄 필수 장치가 없는 겁니다.
[나용운/국립소방연구원 연구사 : "(배터리는) 일정한 온도에서 충전과 방전을 제어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요. 온도 변화에 맞춰서 적절한 충전과 방전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결함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KC인증을 받았을까?
국가기술표준원은 "온도 감지 장치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인증기준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시험 당시에만 폭발이나 변형이 없으면 인증을 내주는 겁니다.
더구나 이 제품에 적용된 안전 기준의 대상은 '휴대기기용 리튬이차전지'.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배터리 등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여름철 내부 온도가 70도 넘게 치솟고, 충격도 많이 받는 차량과는 배터리 사용 환경 자체가 다릅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 "(차량 내부는) 최고 온도와 최저 온도의 차이가 크고, 내구성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분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차량용 보조배터리 안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소비자원은 KBS 보도가 나간 뒤에야 해당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내렸습니다.
허술한 안전 인증과 뒤늦은 소비자 보호 조치.
그러는 사이 업체는 폐업신고를 한 뒤 연락을 끊어 화재 피해자들은 보상받을 길조차 막막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김유대 기자 (y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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