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급체·언쟁 논란도, 준우승 아쉬움도..내년 우승으로 풀겠어요"

이정호 기자 2021. 4. 22. 2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카드 알렉스 못다 한 이야기

[경향신문]

우리카드 알렉스가 지난 11일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KOVO 제공
3차전 산틸리 감독과의 충돌, 시상식서 오해 풀고 앙금 씻었다
4차전 경기 때 복통 미리 안 알린 것 동료·감독에 정말 미안
다음 시즌 우리카드와 총액 60만달러 재계약, 챔피언 재도전

알렉스 페헤이라(30·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의 우승으로 막 내린 2020~2021시즌 V리그 ‘봄 배구’ 내내 화제의 인물이었다. 알렉스 변수에 챔피언결정전 판도가 요동쳤다. 알렉스는 절정의 경기력으로 우리카드를 첫 챔프전 우승 바로 직전까지 이끌었다. 그러나 우승까지 1승을 남겨둔 4차전, 경기 전 급작스럽게 찾아온 복통으로 알렉스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시리즈 분수령이 되고 말았다. 알렉스는 지난 17일 5차전에 복귀해 ‘부상 투혼’ 속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지만, 풀세트 승부 끝에 대한항공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알렉스는 지난 21일 경향신문과 서면 인터뷰를 하며 챔프전에서의 아쉬웠던 시간을 돌아봤다.

그는 “우리카드에서 우승하는 것이 제 목표였는데, 우승 문턱에서 놓쳤다”며 “(4차전에서는) 우승을 너무 하고 싶어 몸의 이상을 감독님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워밍업 이후 도저히 뛸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알렉스는 부상을 숨긴 채 선발로 코트를 밟았지만, 한 포인트만 올리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18-20에서 교체돼 코트에 들어서긴 했지만, 다시 빠졌다. 2세트부터는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1~3차전에서 74점을 올린 주포 알렉스의 빈자리가 휑하니 커지며 우리카드는 완패했다.

팀과 동료에 대한 미안함은 아직도 큰 모양이다. 알렉스는 “부상을 숨긴 건 감독님에게도 정말 죄송하다. 나도 코트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상황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몸은 다 나았지만, 마음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아마 배구 인생에서 계속 기억에 남을 챔프전이 될 것”이라며 “4차전보다 (우승을 놓친) 5차전 승부가 너무 아쉽다”고 했다.

우리카드 알렉스는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프전의 화제 인물이었다. 3차전에서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과 설전을 펼치고(왼쪽 사진), 시상식에서는 화해했다(가운데). 23일에는 약혼녀(오른쪽 사진 왼쪽)와 함께 포르투갈로 출국한다. 연합뉴스·KOVO 제공

알렉스는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과의 언쟁으로도 이슈의 중심에 섰다. 3차전 1세트 25-24 듀스 세트포인트 상황에서 알렉스가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킨 뒤 크게 환호하는 세리머니를 했고, 벤치로 향하는 알렉스와 산틸리 감독이 언쟁을 벌여 양 팀 선수들과 코치, 심판들이 말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산틸리 감독은 알렉스가 이탈리아 농담을 하려 했던 부분을 지적했고, 알렉스는 “상대 벤치에서 내 이름을 계속 불러 그만하라고 한 것”이라고 받아쳐 신경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였다.

이 사건으로 두 팀 사령탑은 예민해지기도 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산틸리 감독이 알렉스를 의도적으로 자극한 것”이라고 했다. 또 4차전을 앞두고 사과하러 찾아간 알렉스에게 ‘두고 보자’고 반응했다는 말에 분노했다. 산틸리 감독은 이에 대해 “나와 대화하려 하지 말고 네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불씨로 신 감독은 5차전에 앞서 산틸리 감독과 악수하는 것도 거절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알렉스는 “산틸리 감독님과 더 이상 앙금은 없다. 이미 다 지난 일이기 때문에 더 이야기할 부분은 없다. 서로 경기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저 경기의 일부였다”며 자세한 설명은 삼갔다. 둘은 챔프전이 끝난 뒤 지난 19일 V리그 시상식에서 만나 포토월 앞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산틸리 감독과 시상식에서 많이 대화하며 오해를 풀 수 있었다. 감독님은 그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또 한 시즌 동안 고생 많았고 정말 잘했다는 칭찬을 해줬다”고 밝혔다.

알렉스는 2017~2018시즌 KB손해보험에서 뛰면서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부상으로 중도 귀국한 아쉬움을 잊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복귀하면서 “이번에는 꼭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고 약속했던 알렉스는 2021~2022시즌 다시 우리카드 선수로 우승에 도전한다. 우리카드는 지난 20일 알렉스와 총액 6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알렉스는 “우리카드 소속으로 뛰면서 저의 목표는 항상 같다. 우리카드 배구단을 리그 최강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찾은 약혼녀와 휴가를 보낸 알렉스는 23일 포르투갈로 출국한다. 출국에 앞서 알렉스는 “구단 첫 챔프전 진출 역사의 일원이 돼 행복했다”며 “코로나19에도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늘 힘을 얻고 있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인사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