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이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021. 4. 2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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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이현석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명예회장

작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11만5000여 명이 감염되었다. 정부는 금년 11월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하여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집단 면역이 생기는 시기를 내년 여름 정도로 예상하며 아무리 빨라도 내년 봄 이전에는 힘들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 봄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이후 2주 단위로 계속 연장하기를 1년 이상 지속해 왔다. 이는 마치 마라톤을 100미터 단위로 쪼개서 '조금만 더' 뛰도록 몰아세우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처음에는 효율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지쳐가고 특히 자영업자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를테면 중국 우한처럼 철저한 봉쇄를 하면 효과는 확실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봉쇄를 주장하지는 않는다. 즉 사회적 활동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면서 확산은 최대한 억제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음식점 영업시간을 9시에서 10시로 연장했을 때, 그리고 카페에서 음료를 한 시간 동안 앉아서 마실 수 있게 허용했을 때 식당과 카페에서 얼마나 환자가 증가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그 전의 규제가 타당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국민들이 납득하고 협조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의 경우에도 일괄적으로 예배 인원을 통제하던 방식에서 단계별로 30%, 20%, 10% 만 참석 가능하거나 아예 금지시키는 것으로 세분화했으나 말을 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이 문제가 되는 만큼 신도들이 같이 찬송가를 부르는 것은 금지하고 성가대 역시 비디오로 대체하도록 하면 참석자 비율을 더 늘려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이 방식이 불안하면 일부 교회에서 시범 사업을 한 다음 전체 교회에 적용할 수도 있다

코로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던 초기에 만든 매뉴얼을 부분적으로만 수정해서 무리하게 적용하는 지금 방식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다행히 11만5000여 명의 확진자들 전원에 대해 감염 경로를 추적해 왔기 때문에 어떤 경로가 문제가 되는지에 대한 빅 데이터가 확보되어 있다.

이들이 감염된 경로와 감염이 일어난 시간대를 정밀히 분석하여 5인 이상 집합금지 같은 조치의 타당성도 평가하고 헬스 클럽이나 노래방도 시설과 환기 및 관리 상태에 따라 차등화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향후 1년 이상을 대비하려면 무조건 전체를 금지하는 것 보다는 문제가 되는 부분을 꼭 집어서 핀셋으로 잡아내는 정밀한 방역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논란이 되고 있는 신속 항원키트는 정부 말 그대로 보조적 수단이다. 현재의 PCR 검사를 신속 항원키트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신속 항원키트는 감염이 되지 않은 사람을 환자로 오인할 가능성(특이도)은 매우 낮으나 코로나 환자를 정상으로 판정할 가능성(민감도) 때문에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신속 항원키트는 환자가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방출할 때는 정확도가 올라가고 그렇지 않을 때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를 집중적으로 배출되면 다른 사람에게 감염도 잘 시키는데 이 시기인 증상이 나타나기 1~3일 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환자를 찾아내거나 또 무증상이지만 감염력이 높은 환자에게 보조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본인이 감염 여부를 모르는 상태이므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증상이 없는 상태로 노래방에 갔다가 자가진단키트로 진단이 되었을 경우 조기 격리 및 치료로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음을 고려하면 진단키트가 놓치는 부정적인 면에만 집착할 문제는 아니다. 더군다나 현재 정확도를 높인 자가진단키트 제품들이 빠르고 다양하게 개발되어 제품화되고 있다. 심지어 30분 이내에 90% 이상의 정확도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 PCR키트'까지 국내업체가 개발했다고 한다. 이런 제품들을 잘 활용해서 위기를 넘기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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