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까지 겹쳤네.. 여의도 '셀인메이(Sell in May)' 주의보

이경은 기자 2021. 4. 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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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3220.7)를 기록하며 체력을 과시한 가운데, 여의도 증권가에서 ‘셀 인 메이(Sell in May)’ 압력이 커질 것인지 우려하고 있다.

셀인메이란, 투자자들이 5월에 주식을 파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 5~10월의 주식시장이 11~4월에 비해서는 좋지 않았다는 과거 통계에서 비롯된 오래된 증시 격언이다. 증시가 안 좋아지기 시작하는 5월엔 주식을 털고 당분간 떠나 있으라는 얘기다.

박진환 파인만운용 부사장은 “통상 5월은 수익률 진폭이 다른 월에 비해 매우 크게 나타났다”면서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시장 눈높이가 재조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초에는 장밋빛 기대감을 품는 경우가 많은데, 1분기 실적이 다 나온 5월에는 눈높이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요동치는 패턴이 많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최근 20년간 코스피 월별 등락률 평균

◇‘셀 인 메이’ 올해는 과연?

과거 통계를 보면, 해마다 5월이 되면 코스피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22일 파인만운용이 2000년 이후 20년 동안의 코스피 월별 수익률을 살펴봤더니, 4월과 11월의 상승률이 각각 2.5%, 2.6%로 가장 높았다. 반면 5월의 평균 상승률은 0.4%였고 이후 10월까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11월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 재개되는 공매도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아무래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올 1분기(1~3월)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지만 저점에서 워낙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350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되는 만큼, 5월 증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겠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이 15일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 관계기관·증권사 대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은 위원장은 공매도 재개 준비현황 등을 점검했다.

◇여전히 배고픈 개미... 올해 47조 순매수

코스피가 워낙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다음 달 ‘셀 인 메이'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올해 47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쓸어 담은 거대한 개인 매수세가 증시에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란 기대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5월 셀 인 메이 변수로 공매도를 꼽는데, 미국은 공매도가 가능한데도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공매도가 당장은 힘을 쓰진 못할 테고, 나중에 시장이 힘을 다했을 때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는 “지난 1년간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크게 좋았던 것은 공매도가 없었던 영향이 크다”면서 “개별 종목에 투자한다면,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보다는 코스닥 우량 중소형주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봐도) 공매도 자체가 이미 시장의 일부임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보유 종목들을 점검해 공매도에 취약한 종목, 가령 과도하게 고평가됐거나 현금이 부족해 전환사채(CB)를 많이 발행한 기업들은 걸러내길 권한다”고 말했다.

당장 공매도 이슈가 아니더라도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시장의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과도한 빚이 없다면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장기 보유 혹은 배당수익 등으로 버틸 수 있다. 김 대표는 “공매도가 걱정되는 주식 투자자는 가장 먼저 빚부터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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