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사진첩] 지구가 꼼짝없이 '포위' 당했다, 누구한테?

김태형 2021. 4. 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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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시자원순환센터 들머리는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재활용품 수거 차량들로 분주했다.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22일 미국 위스콘신주의 게일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주창했다.

그 이후로 51년째 우리는 지구의 날을 기념하고 있지만, 지구는 오히려 더 깊은 위험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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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재사진첩]51주년 지구의 날, 1969년 미 대규모 해상 기름유출 사고 계기 시작
'방역'이 최우선 가치인 코로나 시대, 일회용 포장재 등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
악화일로 병들어가는 지구 환경 속, 인류의 삶도 위협 가속
수원시자원순환센터 스티로폼 분류장을 드론으로 360도 촬영해 편집 프로그램으로 이어 붙였다. 사진 가운데 동그마니 남은 푸른 하늘은 마치 일회용품에 포위당한 ‘블루 마블’ 지구를 닮았다. 그 지구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시자원순환센터 들머리는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재활용품 수거 차량들로 분주했다. 새싹을 닮은 연둣빛 적재함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며 담은 플라스틱과 비닐, 스티로폼들이 저마다 한가득이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스티로폼 재활용 쓰레기들을 하역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수원시는 올해 2월부터 자원회수시설로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을 대상으로 표본 검사를 해 반입 기준에 미달된 쓰레기를 배출한 동은 ‘생활쓰레기 반입 정지’ 처분을 내리는 강력한 쓰레기 감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행히 그 뒤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되는 소각용 쓰레기는 시행 전(2월15~21일)에 비해 405.2t(3월22~28일 기준)으로 11.1% 줄었고, 같은 기간 이곳 자원순환센터로 들어오는 재활용 쓰레기도 284t으로 15% 늘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스티로폼 재활용 쓰레기들을 하역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눈에 보이지 않으나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코로나19와 싸운 지난 1년, 우리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을 최우선적 가치로 여겼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각종 택배와 일회용 포장재 등 플라스틱 폐기물도 급증했다. 최근 경기도는 지난해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공개했는데, 폐지류가 59.7%, 스티로폼 41.3%, 폐플라스틱 22.3%, 폐비닐 18.3% 등 지난해 대비 평균 17.7%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하차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반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제로웨이스트챌린지 등의 해시태그를 단 실천의 기록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원칙을 일컫는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환경에 대한 부담 사이 위태롭게 외줄을 타고 있는 현대인들의 한 단면 같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하차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22일 미국 위스콘신주의 게일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주창했다. 1969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상 기름유출 사고가 그 계기였다. 그 이후로 51년째 우리는 지구의 날을 기념하고 있지만, 지구는 오히려 더 깊은 위험에 빠지고 있다. 21세기의 지구는 일회적인 사고가 아니라 나날이 반복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 속에 병들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 스티로폼 재활용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수원/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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